"국가 간 자원 전쟁의 서막(序幕)이 올랐다."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토분쟁 때 일본에 대한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통제하자 자원 전문가들은 이렇게 진단했다. 곧이어 미국 정부가 희토류 확보에 나서면서 자원 전쟁은 전 세계로 확전되는 분위기이다. 현재 희토류 가격은 t당 4만달러 선을 오르내리며 연초 대비 10배나 올랐다.

에너지·광물 자원이 국가와 기업의 미래 전략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전문 온라인 매체인 조선비즈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달 12일 서울에서 북미·중국·유럽·호주 등에서 활약하는 세계 최고의 자원 전문가들을 초청, 글로벌 자원 전쟁에서의 승리 전략을 논의한다. '글로벌 자원전쟁과 해외 자원 개발'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국제 콘퍼런스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의 핵심 논지를 미리 들어봤다.

자원의 공급선을 다원화하는 데 승부를 걸어라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의 자원 개발 부문 파트너인 제레미 사우스(South)는 "글로벌 자원 시장에서 중국의 독점력은 갈수록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기업은 당장 중국 이외에 대체 공급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대부분 희토류만 주목하고 있는데, 철광석과 석탄, 우라늄, 구리, 니켈 등 모든 자원에서 공급선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사우스 파트너는 "해외 자원개발 업체와 제휴를 맺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캐나다의 자원기업인 '바하 마이닝'의 존 그린슬레이드(Greenslade) 사장은 성공적인 제휴를 위해 "대상 기업의 규모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비를 줄이겠다며 1년에 구리 200t을 생산하는 회사와 제휴하는 것은 자원 확보 측면에서 별 의미가 없다"며 "연산 6000t 이상의 메이저 회사와 손을 잡아야 필요할 때 자원을 가져다 쓸 수 있다"고 했다. 자원 전쟁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적 자원 컨설팅 회사인 우드매킨지에서 호주 자원시장을 담당하는 크레이그 맥마흔(McMahon)은 "자원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기업의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빨리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등 자원 확보 전략을 짤 때, 이런 아시아의 수요를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광물 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한국석유공사가 베트남에서 개발 중인 11-2 가스전. 석유공사는 이 가스전의 지분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자금 확보를 위해 합작회사 설립이 효과적

전쟁에서는 실탄이 필요하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의 호주법인에서 인수·합병(M&A)을 총괄하는 마샬 베일류(Baillieu)는 "금융 위기 이후 위축됐던 자원 투자 시장이 거의 정상화됐다"며 "한국 기업의 경우 투자 유치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합작회사를 세우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작회사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신용도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투자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베일류는 "금융 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아주 보수적으로 변했다"며 "투자비 상환 시점이나 수익 배분 구조 등을 분명하고 간략하게 정리해야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하 마이닝의 그린슬레이드 사장은 "자원 보유국 정부의 환심을 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안전성과 세금 문제를 잘 다루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