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완 기자 wanphoto@chosun.com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완벽한 문법과 발음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이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 바로 단어다. 단어만 알아도 영어의 반인 자신감이 생긴다는데 영어 단어 외우기의 고민을 덜어주는 '깜빡이 영어학습기(이하 깜빡이)'는 그런 면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과연 기계가 단어를 외우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매월 1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깜빡이' 임형택 대표에게 단어 암기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중국인도 놀란 '깜빡이' 중국어 실력

"처음 깜빡이를 개발할 때가 대학시절이었습니다. 영어만 잘해도 취업이 잘 되던 시절이라 영어 잘하는 친구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죠. 그러다 개발하게 된 것이 바로 깜빡이입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대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영어왕초보라고 하기는 어려웠죠."

'깜빡이'로 잘 알려진 '보카마스터 GP2X'를 개발, 연간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임형택 대표는 초기 깜빡이의 소비자 타깃은 자신처럼 어느 정도 영어교육은 받았지만 늘 영어에 목마른 청소년과 성인이었다고 고백했다. 임 대표는 "깜빡이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등학생은 물론 유아까지도 깜빡이를 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 영어를 접하는 아이들에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유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딸들에게도 꾸준히 깜빡이를 접하도록 했다. 요즘은 온가족이 영어와 자연스레 친해지게 돼 즐겁게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는 임 대표를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왕초보 외국어 한 가지를 깜빡이를 통해 마스터하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평소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사업도 전개할 겸 중국어를 자신의 첫 번째 실험 대상으로 정했다.

"작년 9월에 중국을 찾아 북경대 랭귀지 스쿨에 입학했죠. 동시에 깜빡이 중국어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단어와 발음을 공부했습니다. 하루 3시간씩 120단어를 꾸준히 외웠어요. 중국어는 영어와 달리 조금 더 힘든 감이 있기 때문에 평소 영어는 3시간에 500단어씩(3초) 외웠지만 중국어는 조금 줄였습니다. 발음과 기호만 익히면 되는 영어와 달리 발음과 기호, 숨은 뜻을 모두 익혀야하는 중국어의 특성 때문이죠."

하지만, 점차 중국어 실력에 가속도가 붙었고 결국 6월 25일 학교를 졸업할 때 동기들은 물론, 북경대 교수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완벽한 중국어를 구사하게 됐다. 임 대표는 "스스로도 굉장히 놀랐다. '아하 이런 거구나. 정말 되는구나. 재밌다' 무릎을 치는 계기가 됐다. 중국어가 되다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자유자재로 중국어를 구사하는 나를 보며 자연히 중국 시장의 반응도 뜨거워졌다"고 했다. 현재 그는 중국의 공안대학교(한국의 경찰대학교)에 깜빡이 도입을 위한 테스트 중에 있다.

"외국어는 자신감이 반입니다. 어렵고 복잡한 문법부터 파고들다 보면 쉽게 질리죠. 기본적인 몇 가지 문장들을 익히고 다양한 단어를 외운다면 언제든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깜빡이를 통해 저 역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앞으로는 일본어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외국어는 잊을 수는 있지만 잃어버릴 순 없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실제 성공한 케이스를 주변을 통해 봤음에도 깜빡이라는 기기가 단어를 외우게 해준다는 설정이 아직도 허무맹랑하게 들린다고 하자 임 대표는 한동안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그간 사기혐의로 고소를 두 번이나 당했다. 깜빡이를 써보지도 않고 기계를 앞세워 신흥종교를 만든다는 둥 억울한 소리가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한 증명은 10년이란 시간이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의구심은 깜빡이를 체험해 보면 없어진다"고 잘라 말했다. 이번엔 단시간에 많은 단어를 외우고 그것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다고 하자. 그는 책 읽기를 예로 들어보였다.

"책 한권을 술술 읽는 아이가 있는 반면, 3장도 넘기지 못하는 아이가 있죠. 집중력의 차이입니다. 집중해서 책 한권을 술술 읽은 아이는 꼼꼼히 외우며 보지 않았어도 흐름을 모두 이해하죠. 그리고 다시 읽으며 점차 책의 내용을 각인하기 시작합니다. 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꼼꼼히 외우기보다 여러 번 접하고 보는 것이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드는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는 잊어버릴 수 있는 있지만 잃어버리게 되진 않습니다. 다시 보게 되면 잊어버렸던 단어가 다시 떠올라 기억하게 되고 이런 반복적인 학습이 단어를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는 '깜빡이'를 통해 외국어 공포증에 걸린 모든 이들에게 문화와 국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한다. 임 대표는 "언어가 해결되면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게 된다. 단순한 어학기가 아닌 글로벌 문화를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되도록 더 다양한 언어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것이다. 언어의 족쇄를 끊고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깜빡이의 신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