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과 현인택 통일장관의 5일 대북 강경 발언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한천안함 폭침에 대해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우리 정부로부터 대북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와 북한 차기 지도부와의 샅바 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심각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5일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김태영 국방장관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질의를 받고 한민구 합참의장에게 다가가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김정일의 삼남 김정은을 사실상의 후계자로 만든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전후해 대남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나포됐던 대승호 석방(9월 7일)과 이산가족 상봉 제의(9월 10일)를 시작으로 고위 인사들의 발언이나 관영 매체에서 '북남관계 개선'이란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접촉도 장소 문제로 난항을 겪다 지난 1일 타결됐다. "북한이 의외로 고집을 쉽게 꺾었다"(통일부 관계자)는 후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김정은의 등장과 정부의 대북 정책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당국자는 "북한 내부가 조금 변한 것이지 대남 정책이 바뀐 건 아니다"라며 "최근의 유화 제스처도 위장 평화 공세"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대북 정책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며 "북한도 그것이 확고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대남 정책에서) 혼선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북한이 위장 평화 공세를 통해 (천안함 폭침으로 조성된 제재 국면을) 은근슬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도 했다.

정부 내에선 김정은의 등장을 무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정은 정권이 정식 출범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통일부 당국자)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10일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카운터파트(대화 상대)가 아니다"라고 했었다.

하지만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남북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체제를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북한은 언제든 위기 지수를 높일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당근과 채찍을 같이 써 북한을 잘 관리해야 한다"며 "현실주의적 정책과 북한 동포의 고통을 헤아리는 인도적 정책을 함께 펴야 북한 정권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