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순천시는 세계 각국 정원을 소재로 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국제행사 개최에 대한 정부 승인을 받았다. 순천시는 그해 5월 국제정원박람회 추진단을 출범했고, 9월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린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국제 정원박람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됐다. 순천만과 접목한 친환경 박람회를 개최하기로 구상한 지 1년 6개월 만의 일이었다.
정원박람회 개최 목적은 순천만 상류 4㎞ 지점에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정원을 한데 꾸며 행사를 치른 뒤 이를 시민들의 '공동 정원'으로 돌려주자는 게 골자다. 정원 박람회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친환경 박람회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박람회장과 그 주변에 심는 3만3000그루 나무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울창한 숲을 이뤄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과 함께 순천의 핵심적인 미래 생태 자산으로 남기 때문이다.
통상 상하이엑스포와 같은 산업 박람회는 막대한 박람회장 건설 비용을 쏟아붓고도 수개월 행사 이후에는 전시장을 철거하거나 일부를 제외하고 건물의 사후 활용을 놓고 개최 정부와 도시가 곤란을 겪기 일쑤다. 하지만 정원 박람회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원조경 안세헌 대표는 "정원과 나무는 행사 이후에도 고스란히 남아 시민들에게 도심 속 쉼터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 박람회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면서 "박람회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거대한 숲으로 변모해 도심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관규 시장은 "도심 팽창 완충지에다가 대규모 숲을 조성해 순천만 생태계도 보호하고 국내 최대의 정원식 공원을 조성해 도심 경쟁력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정원박람회를 대내외에 알리고, 박람회 개최를 기념하는 행사가 3일부터 순천에서 열렸다. 제62차 AIPH 총회가 순천에서 시작된 것. 8일까지 AIPH 듀크하버(네덜란드) 회장 등 21개국 정원·원예 전문가 100여명이 최신 지식과 경험, 기술을 교류하며 국제적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한 역할과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4일 열린 개막식에는 듀크하버 회장을 비롯해 정원박람회 주무부처인 산림청 정광수 청장과 노 시장, 이개호 전남도 행정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듀크하버 회장은 "정원박람회로 더 많은 공원과 녹지대가 조성돼 시민들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시장은 "정원박람회는 21세기 도시를 어떻게 조성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이번 AIPH 총회 동안에는 4개 분과위가 열린다. 6일에는 순천대에서 '정원박람회와 도시경쟁력'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진행된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이란 주제로 열리는 순천만 정원박람회는 2013년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순천만 일원에서 열린다. 예상 관람객은 466만명. 966억원을 들여 도심과 순천만 사이 구간 150㏊(45만평) 부지에 일본과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문화와 전통을 담은 30개 정원을 꾸민다.
세계적인 정원박람회로는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박람회, 2005년 뮌헨박람회와 1992년 프랑스 쇼몽박람회, 2004년 스위스 로잔박람회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시아 지역에선 1990년 일본 오사카박람회, 2006년 중국 심양박람회 등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