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미국 플로리다주)=신창범 기자

"한국복귀, 시기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낸 박찬호(피츠버그)는 클럽하우스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 소재 한국 식당에서 직접 가져온 김치찌개와 돼지 불고기, 부침개, 각종 반찬 등이 테이블에 펼쳐져 있었다. 박찬호 뿐만 아니라 에반 믹, 조 마르티네스 등 동료 선수들도 미국 음식을 마다한 채 한식을 즐겼다. 다른 선수들도 고추장 양념이 돼 있는 돼지 불고기를 한점씩 집어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17년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땅을 밟은 박찬호는 당시엔 몸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동료들의 불평이 듣기 싫어 일부러 치즈와 빵을 먹기도 했다고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베테랑이 된 그는 당당하게 한국 음식을 클럽하우스 한복판에 펼쳐 놓고 먹고 있었다.

박찬호가 4일(이하 한국시각)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2010시즌을 마쳤다. 이날 박찬호는 2회때 불펜에서 잠깐 몸을 풀었지만 경기엔 등판하지 않았다.

경기 후 박찬호는 선수단과 함께 피츠버그로 돌아간 뒤 짐을 정리해 가족들이 있는 LA로 이동한다고 했다. 한국 귀국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찬호는 다음달 하와이에서 열리는 처남(부인인 박리혜씨의 오빠)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처남과 친구 사이인 그는 결혼식에 앞서 함진아비를 맡을 예정이다. 박찬호는 "함진아비를 해 본적은 없다"며 새로운 경험을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였다. 다음은 마이애미 선 라이프 스타디움 원정 클럽하우스에서 스포츠조선이 단독으로 진행한 박찬호와의 인터뷰.

-앞으로 계획은.

▶솔직히 모르겠다. (어디서 야구를 할지)가족들과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피츠버그에서 원하다면.

▶팀이 원한다면 에이전트에게 연락하지 않겠는가(웃음). 불러준다면 다시 뛰고 싶다. 피츠버그는 좋은 팀이고, 미래가 있는 팀이다. 젊은 선수들의 실력이 좋다.

-한국에서 뛸 가능성도 있는가.

▶물론이다. 한국에서 뛰는 것은 나에게 또다른 꿈이다. 한국 복귀는 늘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미국에 있으면서도 늘 그리운 곳이 한국이다. 어릴때 함께 뛰었던 동료 선수들, 친분이 있는 감독, 코치들과 함께 뛰고 싶다. 시기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한국 복귀를 생각하는 이유는.

▶어릴적 한국 프로야구(빙그레)를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돌아가서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고 싶다. 이것이 한국 야구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은 없는가.

▶나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이뤘다. 동양인 투수 최다승도 하지 않았나. 무엇보다 나는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모두 가 봤다. 심지어 지금은 없어진 야구장에서도 뛰었다. 얼마나 엄청난 재산인가(웃음).

-지도자의 꿈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다. 주니어 팀이든, 고등학교 팀이든, 프로팀이든 나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코치도 해보고 싶다.

-미국 진출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17년전 내가 미국에 왔을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훨씬 환경이 좋아졌다. 메이저리그도 한국 뿐만 아니라 동양인 선수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적응도 쉬워졌다. 이젠 어딜가도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꿈을 키워 도전하기 바란다. 언젠가는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 동양인 선수들로 넘쳐날때가 있지 않겠나. 지금 남미 선수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