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직업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바리스타와 소믈리에이다. 식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인기있는 직업군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커피전문가인 바리스타와 와인전문가인 소믈리에를 각각 만나 직업 얘기를 들어봤다.
◆방종구 바리스타
홍대 '커피랩(Coffee Lab)'을 운영하는 방종구(36)씨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바리스타다. 2005년 바리스타 챔피온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유명해진 그는 현재 바리스타 챔피온십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교에서 로스팅 강의도 한다. 요즘 커피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아져 바리스타에 대한 인기를 실감한다는 그는 "커피가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바리스타의 전망은 밝다. 단 바리스타를 쉽게 생각해 막연히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와 커피와의 인연은 1998년도 미국 유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됐고, 2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뒤 본격적으로 커피를 만들었다. 배움의 갈증을 느껴 이탈리아에서 손꼽히는 바리스타인 루이지 루삐를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방씨는 "당시 한국에서는 바리스타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지만 미국과 이탈리아를 방문하면서 밝은 전망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바리스타가 대중적인 직업이었기에 곧 한국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뒤 그는 오직 커피만을 생각했다. 커피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이론을 바탕으로 직접 커피를 만들면서 실전 감각도 쌓았다. 2008년 본인이 대표로 직접 카페를 운영하며 손님들을 만나면서 서비스 정신도 익혔다. 그때부터 그는 지금까지 하루 열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고, 열 시간 이상 커피를 만들게 됐다.
"맛있는 커피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라떼아트를 열심히 배워 모양새가 예뻐도 커피가 맛이 없으면 인정받지 못하죠. 깊이가 느껴지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해요. 수없이 직접 커피를 만들면서 노하우를 쌓아야 합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바리스타란 커피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상의 맛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커피를 만들고 또 직접 맛봐야 하기 때문이다. 방씨는 "바리스타의 컨디션이 커피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는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매일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기 때문에 지루함을 덜고 자기 일에 열정을 바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엄경자 소믈리에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대표 소믈리에 엄경자(34)씨는 "종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와인을 제대로 알고 손님들에게 추천하기 위해서는 늘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와인을 즐기고 좋아해 배우려는 자세를 지닌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엄씨는 원래 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던 문학도였다. 어학연수차 프랑스에 갔다가 와인을 접하게 됐고 흥미가 생겨 진로를 바꾼 경우다.
"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할 당시 늘 원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와인이었어요. 와인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와인에 대한 정보를 알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지요. 와인에 대한 인지도도 낮았고, 인터넷도 발달하지 않았죠. 그러던 차에 프랑스에서 직접 와인을 마시고 접하면서 이유를 알게 됐어요. 유럽인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한 와인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로를 확정한 그는 혼자 힘으로 프랑스에서 와인 전문 학교를 알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1997년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CAFA'라는 소믈리에 양성 학교에서 1년 과정을 이수한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보르도대학에서 와인 양조학과 감별 과정까지 이수한다. 그는 "최초의 동양인 입학생으로서 선입견과 맞서고 어학공부까지 겸해야 했기에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와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에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담당 교수의 추천으로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레스토랑인 '조르주 블랑'에서 당당히 소믈리에로서 취업할 기회도 얻었다. 그곳에서 그는 고객들을 직접 만나면서 경험을 쌓았다. 엄씨는 "소믈리에란 전적으로 서비스직이기 때문에 단지 와인에 대한 정보 유무만으로는 부족하다. 손님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을 대하는 기술과 서비스정신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약 4년간의 프랑스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엄씨는 단번에 지금의 호텔에 입사했다. 8년차 베테랑인 그는 현재 호텔 전체 레스토랑의 와인을 총괄하고 있다. 추천한 와인을 손님이 맛있게 마셨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엄씨는 "탁월한 추천이었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틈틈이 와인 원산지로 견학을 가고, 하루도 빠짐없이 와인맛 테스팅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소믈리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어학 실력을 갖출 것을 조언한다. 와인이 기본적으로 해외에서 수입된 것이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찾을 때 외국어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 외국인 손님을 대할 때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엄씨는 "어학실력을 비롯해 늘 배우고 도전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