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생에게 세금으로 월급을 지급하는 현행 제도를 놓고 예산 당국과 사법부의 신경전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4년 사법시험 합격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연수원생의 70%가량이 변호사로 개업하자, 변호사 수업료까지 세금으로 지급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자비로 학비를 부담하는 로스쿨생과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법원은 우수 법조인 양성 등을 이유로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는 11월부터 사법연수생들에게 월급 지급을 중단하는 대신 생활비 대출제도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국내에서도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변호사 교육비에 세금 지출은 난센스"

사법연수원생은 현재 별정직 5급 공무원 신분으로 연수원 1년차가 매달 145만300원, 2년차가 151만8200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 올해 연수원생 인건비로 책정된 예산은 363억원으로 사법연수원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경제 부처의 한 관계자는 "판·검사와 달리 사익을 우선시하는 변호사로 진출할 연수생까지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것은 난센스"라면서 "그동안 법원측에 여러 차례 대안 제시를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에서도 지난 2005년 이성권 전 한나라당 의원이 사법연수원생에 공무원 신분을 주지 않고 생활비 대출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변호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한변협 정태원 공보이사는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과거에는 법조인을 국가가 양성해 국민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있었다"며 "만약 월급 지급을 중단한다면 변호사에게 공익 의무를 강제하는 변호사법도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변호사단체 반발에도 '11월부터 월급중단'

일본 최대변호사 단체인 일본변호사연합회(일변연)는 사법연수생 월급 지급 중단을 앞두고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일본 사법연수원생들은 매달 20만엔(약 270만원)의 월급을 받아왔는데 11월부터 월 18만~28만엔을 생활비로 대출해주고 변호사 개업 5년째부터 10년간 빌린 돈을 갚는 제도로 전환된다.

일변연은 "대학과 로스쿨 학비까지 대출받은 변호사는 월 6만엔(약 82만원)이상 부담해야 한다", "법 개정 때 비해 변호사들의 수입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나빠졌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월급제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에 해당)는 "국민의 이해를 얻기 힘들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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