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진·씨너스이수 대표

극장 매표소에서 관객들로부터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은 "어떤 영화를 가장 많이 봐요?"다. 타인의 취향이 곧 나의 취향이 돼버리는 순간이다. 관객의 수치로 검증된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무난하고 효율적으로 영화를 고르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쉽고 강렬하게 다가오는 상업 영화 말고 한 번쯤 자기 자신만을 위한 맞춤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은 그날의 기분이나 영화관 분위기에 따라 일생의 단 한 번뿐인 만남(一期一會)을 갖는 것일 수도 있다. 최근 모든 문화에 있어 소비성향의 트렌드만 남았을 뿐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이 무시되고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마치 소비하는 것이 문화인 양 바뀌어가고 있는 시대에 더욱 필요한 것은 자신의 개성을 스스로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다. 그런 개개인의 선택이 좀 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 믿는다.

곧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된다. 해마다 그렇듯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이 부산에 모여들 것이다. 영화제의 의미 중 하나는 폭넓고 다양한 영화를 접함으로써 관객 스스로 눈높이를 높이는 것이다. 관객들의 이런 시각이 한국 영화산업 전체의 발전과 직결된다.

한 번쯤 영화제 홈페이지의 프로그램을 살피면서 자신만의 상영스케줄을 잡아 부산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부산까지 가기가 힘들다면 주변 영화관에서 하고 있는 작고 알찬 영화제나 기획전에 관심을 기울여 봐도 좋겠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본 영화를 보는 것도 즐겁지만, 나만의 기준으로 고른 영화를 보는 것도 뜻밖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