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lique strategies(우회전략)'는 1975년 뮤지션이자 시각예술가인 브라이언 이노와 피터 슈미트가 고안해낸 전략을 말한다. 아이디어를 내야 할 순간 꽉 막혔을 때 사용하라는 '자극제'로 수십장의 카드로 이뤄져 있다.

큐레이터 김성원은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을 기획하면서 〈oblique strategies〉라는 전시명을 붙였다. 작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입장, 현실을 인식하고 비평하는 독특한 시각을 반영하는 전시라는 점을 나타낸 것이다. 전시에는 김홍석·이수경·구동희·Sasa[44]·정연두·잭슨홍·김민애·박미나·남화연·김소라 등 30~40대 작가들의 작품이 나온다.

국내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oblique strategies〉전시장 모습.

정연두의 비디오 작품 〈식스포인츠(SIXPOINTS)〉는 뉴욕 거리와 뉴욕에 사는 사람을 촬영해 마치 인공적인 무대와 출연자처럼 바꿔놓았다. 뉴욕의 한글 간판을 등장시켜 한국인지 미국인지, 또는 실제 상황인지 연극적 상황인지 혼동하게 만든다. 구동희의 〈남한의 천연기념물〉은 천연기념물 공식 사이트를 검색해 지질과 광물에 대한 자료를 내려받아 콜라주한 작품이다. 부분적으로는 실재하는 것들이 합성되면서 기괴한 동굴 이미지로 새롭게 창조됐다.

상품 디자이너 출신인 잭슨 홍은 작품을 통해 '기능적이면서 아름다워야 한다'는 디자인의 기본을 비틀어왔다. 디자인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에 기능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라는 메시지를 넣었다. 이번에 나온 조각작품 〈이 세상은 존속할 것인가?〉는 귀여운 눈을 가진 미어캣 세 마리를 내세운다. 긴장한 듯 몸을 곧추세운 미어캣의 모습에서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불안한 미래를 내다보는 것 같다.

잭슨홍의 작품〈이 세상은 존속할 것인가?〉

박미나는 회화작품에 중요한 색채를 다루면서 이 색채를 생산해내는 사회 시스템에 주목해왔다. 작가들이 그려내는 회화작품은 물감을 만드는 기업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박미나는 전시장에서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 등 관람객이 주목하지 않는 공간에 형광색 띠를 두른 벽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형광색 띠는 도시 간판에 사용되는 형광색으로 작가의 창조와 생산 시스템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이수경은 사람들에게 '가장 멋진 조각상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온 조각이 〈가장 멋진 조각상-리버풀〉이다. 각 종교에서 신(神)의 이미지를 부분적으로 따온 조각상으로 인간이 품고 있는 신에 대한 생각과 이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는 국제갤러리에서 10월 3일까지 열린다. (02)735-8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