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들의 온몸을 던진 육상경기가 화려한 시청률을 쏘아올렸다. 그러나 그 이면엔 스타들의 부상 속출로, 후유증도 만만치 않아 안타까움을 안겼다.

26일 방송된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대회'는 9일간의 징검다리 연휴를 마무리짓는 추석특집의 백미였다. 2PM, 2AM, 손담비, 애프터스쿨, 씨야, 슈퍼주니어 등 국내 정상급 아이돌 멤버 120여명이 총집결한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였다. 이들이 체육복을 입고 두 팔과 다리를 뒤흔들며 온몸을 던지는 것 자체가 시청자에게 신선한 볼거리였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시청률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14.6%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추석 특집 예능 프로그램이 한자릿수나, 두자릿수 턱걸이를 기록한 데 반해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지난 해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을 통해 카라의 구하라가 '구사인볼트'라는 예명을 얻을 만큼, 올해에도 '깨방정' 조권과 '얼굴 낙법' 보람, 손담비 등의 활약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같이 아이돌들의 육상경기가 시선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최선을 다한 스타들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분야가 아닌 육상이라는 생소한 종목 앞에서도 승부를 향한 집념을 보여준 스타들의 근성은 무엇보다 신선하게 다가왔다. 또 자연스럽게 펼쳐진 몸개그의 향연이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 전후, 스타들의 인맥 관계를 확인해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끼리끼리 어울려 도시락을 먹거나, 서로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등 잡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풍겼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무리하게 경기에 '올인'하다 보니, 부상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 기초적인 자세나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만 앞섰기 때문에 올바르지 않은 낙법 등으로 인해 허리나 목 디스크가 올 수 있는 위험이 곳곳에 노출됐다. 실제로 씨야의 보람은 허들 결기와 100m 달리기 도중 연속해서 넘어져 무릎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얼핏 봐도 멍든 상태가 몇주는 지속될 만한 부상이었다. 손담비는 높이뛰기에서 목으로 굴러넘어지는 동작으로 인해 자칫 디스크에 걸릴 뻔한 위험을 넘겼다. 2AM의 슬옹은 경기 초반 부상으로 인해 아예 기권을 선언하기도 했다. 방송 후, 아이돌 멤버들은 각자의 트위터 등에 부상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해, 팬들을 염려시켰다. 네티즌들은 "경기는 재밌었는데, 다친 스타들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경기 전 기초 훈련과 교육을 받았는지 의문이 든다. 경기 후 멤버들의 부상은 누가 책임질까"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소속사 별로 합산된 최종 경기 결과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획득한 SM엔터테인먼트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AM의 조권은 남자 100m와 400m계주에서 우승, 가장 빠른 아이돌 스타로 떠올랐다.

MBC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에 참여한 아이돌 멤버들이 열띤 경기와 함께 몸개그 등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MBC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