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중국 위안화 시장가치보다 절하됐다”
-원자바오 "美·中 무역불균형, 위안화 탓 아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수출을 부양하고 있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22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경제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은 중국 위안화가 아니라 중국의 높은 저축률"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태평양부문 회장,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은 중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며 "중국은 무역 흑자를 의도적으로 유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열린 타운홀 미팅(주민과의 대화)에서 "중국 위안화는 시장 가치보다 절하됐다"며 "중국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이용해 무역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중국의 무역흑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간 소비를 늘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태평양부문 회장은 "중국 내 소비가 살아나면 미국의 수출이 늘어나고 미국 내 일자리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위안화 가치가 갑자기 크게 오르면 중국 사회가 커다란 변화로 인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위안화가 현재보다 20~40% 절상되는 것을 중국 정부가 묵인한다면 얼마만큼의 공장이 파산할 지,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지,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골로 돌아갈 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23일(현지시각) 열리는 유엔(UN) 총회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미국의 중간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올 상반기에만 미국을 상대로 119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지난해 기록했던 227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중국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오는 24일(현지시각)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법안은 중국의 위안화 저평가 정책을 수출보조금으로 간주, 중국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관리변동환율제 복귀를 선언한 지난 6월19일 이후 미 달러화 대비 2% 절상된 상태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6.69위안을 기록, 변동환율제를 첫 도입했던 1993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