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서 신고만 하면 집회·시위를 할 수 있게 한 서울시의회 조례 개정안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서울시가 20일 "조례 개정안이 기존 법률과 충돌하는 만큼 서울시의장이 조례 개정안을 공포하는 대로 대법원에 효력 중지 가처분 소송과 함께 조례 개정안 무효 소송을 내겠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지난 7월 9일 월드컵 응원장소로 개방되면서 훼손됐던 서울광장에 새 잔디가 깔리고 있다.

김용석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이날 "(서울시 입장은)시민과 시의회에 대한 전쟁선포"라면서 조례 개정안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자료를 내는 등 법률 공방에 가세했다.

서울시는 최근 시의회가 재의결한 조례 개정안에 대해 지난 19일 공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는 오는 27일 의장 직권으로 조례안을 공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례 개정안 둘러싼 법적 쟁점은

서울시가 조례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조례 개정안의 내용이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과 충돌한다는 것이다. 이 법 20조가 서울광장 같은 행정재산에 대한 사용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조례에서 이를 신고제로 바꾸려는 것은 상위 법률과 충돌한다는 것이다. 우리 법은 법질서의 통일을 위해 법령의 범위 안에서만 그 하위 개념인 조례 제정을 인정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의회 측은 "공유재산법은 행정재산을 사용할 때 허가제로 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아니라 일반적인 재산 운용 규정으로 서울광장은 그 대상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공유재산법 20조2항이 행정재산의 사용·수익을 허가하려면 일반 입찰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법 취지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또 집회나 시위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있는데도 조례에서 이를 따로 규정한 것은 상위법과 충돌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석 서울시의원은 "집시법에는 집회와 시위는 신고만 하면 가능하고, 예외적으로 법원 주변 등에서만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서울광장은 금지 장소가 아니어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법조계 "조례 개정안 공유재산법과 충돌 가능성 커"

이 같은 양측의 입장에 대해 법조계 인사들은 대체로 "단언하긴 이르지만 조례 개정안이 공유재산법과 충돌한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중견 변호사는 "공유재산법 20조의 취지는 광장 같은 행정재산에 대해선 사용기간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허가제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신고제로 바꾸려는 조례는 이 법에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행정법원 출신의 변호사도 "광장에서 시위나 집회를 하는 것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그 장소를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것인 만큼 그 점에서 이를 단순히 신고제로만 운영하는 것은 공유재산법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시법과의 충돌 여부에 대해 법조계 인사들은 대체로 "시위나 집회의 허용 여부를 정하는 집시법과 집회나 시위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는 문제는 별개의 영역이어서 크게 충돌할 여지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법조계에선 대체로 이 문제가 대법원까지 갈 경우 조례 개정안과 공유재산법이 충돌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되고, 서울시 쪽이 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례 공포되면 시위 늘어나나

법적 다툼과는 별개로 조례가 공포될 경우 당장 서울광장에서 시위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행법상 조례개정안은 시의장이 직권으로 공포하면 소송 여부와 관계없이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집시법에 따르면 경찰은 집회 신고를 접수하되 폭력 등 불법 행위가 우려될 경우에만 금지 통보를 할 수 있다. 검찰 출신의 변호사는 "법원이 집시법에 근거 없이 집회나 시위에 금지 통보를 하거나 신고서를 반려하는 것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결하는 추세여서 조례가 공포되면 집회나 시위를 막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히 집회나 시위 신고 자체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