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마추어복싱이 국제 무대에서 퇴출당했다. 국제복싱연맹(AIBA)은 13일 우칭궈 AIBA 회장 명의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에 공문을 보내 "규정 17조(회원국 탈퇴 항목)에 따라 한국의 회원 자격을 잠정 박탈하겠다"고 말했다.
오래전부터 예견돼온 이번 사태는 대한체육회의 무능이 불러온 결과라는 것이 체육계의 분위기다. 산하 단체를 보호해야 할 대한체육회가 책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난달 AIBA가 한국의 회원자격 박탈을 예고했는데도 체육회는 "새 회장 선출에 3주 이상이 걸린다. AIBA도 우리의 사정을 이해할 것"이라며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아무 조치도 없이 '설마'로 일관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09년 3월 대한체육회장에 취임한 박 회장은 AIBA와 복싱연맹의 갈등 과정에서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
복싱연맹은 "박 회장이 우칭궈 회장과 담판을 져야 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이 보게 됐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박 회장이 두산 출신 인맥에 둘러싸여 있어 스포츠 외교에서 뒤처지고 있다'란 지적도 나온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퇴출 통보를 받고도 "복싱연맹의 새 회장을 뽑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일정이 정해지면 AIBA의 조치도 풀릴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는 AIBA와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악의 경우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복싱 대표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오인석 복싱연맹 전무이사는 "대한체육회는 유재준 전 복싱연맹 회장이 물러나고 그들이 추천한 새 회장 권한대행을 세운다면 아시안게임 참가를 보장한다는 공문을 보내 우리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시킨 대로 한 결과는 결국 '제명'이었다"며 "체육회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