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서 '산해경(山海經)'에는 한국 신화의 원형이 담겨 있다. '산해경'의 신(神)들 중 대장장이 신 치우(蚩尤)와 농업과 의약의 신 염제(炎帝)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자주 등장한다. 오회분 5호묘 벽화에는 오른손에 벼이삭을 쥐고 왼손에 풀이나 약초를 쥐고 있는 인신우수(人身牛首)의 염제 형상이 충실하게 구현돼 있다. 오회분 4호묘 벽화에는 쇠망치질을 하는 야장신(冶匠神)이 등장해 치우 신화와의 관련성을 시사한다.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인 저자는 "한국신화의 체계를 국내 자료에 국한시키지 않고 아시아적 범주에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기존의 동아시아 신화학 연구가 오리엔탈리즘과 씨노쎈트리즘(Sinocentrism·중화주의)에 속박돼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변별적이고 공정한 신화학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을 위한 학술서로 일반 독자들이 소화하기에는 어렵다. 책 제목 중 '앙띠 오이디푸스(Anti-Oedipus)'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위주의 서구 문화론을 비판한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책에서 따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