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소득층에 집중됐던 출산지원 혜택을 중간소득층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2차(2011~2015년) 저출산·고령화 정책 시안(試案)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월 50만원이던 육아(育兒)휴직 급여를 최고 100만원까지 늘리고, 소득 하위 50%까지로 국한했던 보육료 지원 대상을 하위 70%까지 확대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정부가 1차(2006~2010년) 저출산 정책을 마련했던 2005년의 출산율은 1.08명이었다. 그것이 2006년 1.13명, 2007년 1.26명으로 늘었지만 쌍춘년(雙春年·2006년)·황금돼지해(2007년) 효과가 사라지자 출산율은 2008년 1.19명, 2009년 1.15명으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차 저출산 정책의 목표 출산율이 1.6명인 것에 견주면 낙제점(落第點)을 받은 것이다.

2차 정책 기간에 출산 지원을 중간소득층까지 확대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 교육비 지원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150만명)와 차상위 계층(170만명)에만 제공했었다. 맞벌이 부부 경우 합산 소득이 늘었다는 이유로 정부의 출산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출산과 육아 부담이 집중되는 30대 여성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경향 때문에 경제활동 참가율이 20대 65% 수준에서 30대에 55%로 떨어졌다가 40대에 다시 65% 수준으로 회복되는 'M자 커브'를 그리고 있다. 정부 지원 혜택이 제공되는 대상을 최상위 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으로 대폭 확대, 20대와 30대 여성이 직장일을 하면서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저출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은 2001년 출산율이 1.30명으로 일본(1.33명)보다 낮아지면서부터다. 일본은 출산율이 1.57명으로 떨어진 1989년의 '1.57 쇼크'를 계기로 출산장려 정책을 본격화했다. 우리보다 16년 빨랐다.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젊은 인구가 줄고 복지 부담이 집중되는 노인 인구가 급증한 탓에 일본 경제는 10여년 이상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이대로 가면 일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부딪히게 될 것이 확실하다. 1차 때처럼 2차 5개년 저출산 정책마저 성과를 내지 못하면 10년 뒤 한국은 경제가 침체하고 사회 활력이 떨어지는 조로(早老)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이미 비상벨이 울렸다. 아이 낳는 여성을 보물로 떠받들고 남편도 의무적으로 출산 휴가를 쓰도록 강제하는 등 보육 과정에 남성 참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정책도 나와야 한다. 한 번 저출산의 미끄럼틀을 타게 되면 회복에 최소 30년이 걸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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