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38호인 안평대군(1418~ 1453)의 소원화개첩(小苑花開帖) 등 도난당한 중요문화재가 인터폴에 공개수배됐다. 상당수 문화재가 해외로 반출돼 거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6일 소원화개첩 등 국보 1점과 보물 9점, 지방지정문화재 19점 등 모두 29점을 인터폴에 공개수배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문화재를 인터폴에 공개수배한 것은 처음이다. 인터폴 홈페이지(www.interpol.int) '한국에서 도난당한 문화재 코너'에는 도난 문화재들의 사진과 함께 명칭, 크기, 재질, 특징, 소유자, 도난 일시와 장소 등 정보가 기록돼 있다.

경찰이 6일 인터폴에 공개 수배한 문화재.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평대군의 소원화개첩(국보 238호), 강화 백련사 철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994호), 전북 남원 실상사 백장암 석등(보물 40호), 경북 예천 대동운부군옥책판(보물 878호).

조선 초 당대의 명필로 통한 안평대군의 소원화개첩은 지난 2001년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도난당한 뒤 지금껏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보물로 지정된 경북 예천 대동운부군옥책판(大東韻府群玉冊板·878호), 남원 실상사 백장암 석등(石燈·40호), 강화 백련사 철조아미타여래좌상(鐵造阿彌陀如來坐像·994호), 순천 송광사 국사전 16조사 진영(十六祖師眞影·1043호) 등도 인터폴 공개수배 명단에 올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그동안 도난당한 문화재는 모두 1만8000여점에 달하고 여기에는 국보 3점과 보물 258점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도난당한 문화재를 순차적으로 인터폴의 공개수배 명단에 올릴 계획이다. 경찰은 "188개 인터폴 회원국 수사기관은 물론이고 전 세계 일반인들도 도난당한 우리 문화재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