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중국 500대 기업의 매출액 규모가 미국 500대 기업 매출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이윤 창출 능력은 오히려 미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기업연합회(CEC)는 지난 4일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서 열린 대기업 포럼에서 중국 5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이 27조6000억위안(약 4380조원)으로 2008년에 비해 6.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달러로 환산하면 4조500억달러 전후로 미국 500대 기업 매출액의 약 41.5%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는 34% 수준으로 미국의 3분의 1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7%포인트 이상 급증하면서 미국 500대 기업 규모의 절반에 가까워진 것이다.

양국 500대 기업의 규모 차이가 줄어든 것은 미국 500대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이 8.7%나 감소한 9조7634억달러에 그쳤기 때문이다. 전 세계와 비교하면 중국 500대 기업은 전 세계 500대 기업 매출액의 17.5%를 차지했다. 이 역시 지난해에 비해 2.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중국 500대 기업의 지난해 이익 규모는 2202억달러로 미국 500대 기업의 3906억달러에 못 미쳤다. 그러나 매출액 대비 이익률은 중국이 5.4%로 미국(4% 전후)보다 높았다. 이익 창출 능력에서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앞선 것이다.

미·중 양국 500대 기업의 격차가 좁아진 것은 중국 기업이 지난해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속에 급성장을 계속한 반면 미국 기업은 금융위기로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 최대 기업은 석유화학 분야의 국유기업인 시노펙(sinopec)으로 2044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최대 기업인 유통업체 월마트 매출(4082억달러)의 꼭 절반에 해당된다. 전기회사인 국가전망(電網)공사와 석유·천연가스업체 페트로차이나,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 시가 총액 기준 세계 최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10대 기업은 모두 석유화학과 은행, 철도, 이동통신 분야의 국유기업이었다.

중국 내에서는 중국 기업의 매출액 규모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이익률 면에서 미국 기업을 넘어섰지만, 500대 기업 내 국유기업 비중이 너무 높은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덩치에 비해 국제적인 지명도를 갖춘 다국적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