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일 검찰이 민주당 강성종 의원을 구속 기소하기 위해 낸 체포동의안을 찬성 131표, 반대 95표로 가결했다. 강 의원은 이사장을 맡고 있던 사학재단의 교비 78억여원을 빼돌려 정치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강 의원의 혐의를 확인하고 구속 기소 방침을 정한 게 지난 3월이다. 결국 국회는 파렴치한 비리(非理)사범을 국회 안에 6개월이나 숨겨 주면서 사법 절차의 진행을 방해한 셈이다. 민주당이 3월 이후 방탄(防彈)국회를 잇따라 소집해 적극적으로 용의자를 숨겨줬다.

실제 국회는 이번 말고 1995년 이후 15년 동안 의원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킨 적이 없다. 정부는 15년간 28건의 의원 체포·구속동의안을 냈지만 국회는 모두 폐기 또는 부결시켰다.

강 의원이 빼내 쓴 교비는 학생들이 낸 등록금과 국민 세금에서 나온 정부의 지원금이다. 보통 사람이 이렇게 많은 액수를 횡령했다면 진작 구속됐을 것이다. 강 의원의 요구로 교비를 빼내 강 의원에게 건네준 박모 전 재단 사무국장은 이미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강 의원이 취한 개인적 이득은 박씨보다 훨씬 많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6개월 동안 그런 강 의원에게 불구속의 특혜를 주려고 헌법이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정 활동 보장을 위해 부여한 '회기(會期) 중 불체포 특권'을 악용한 것이다. 한나라당도 "강 의원 체포안을 내겠다는 검찰을 말리면서" 민주당이 법치 원칙을 흔드는 걸 방조(幇助)해 왔다. 한나라당이 이날 체포동의안을 처리한 것도 7월 재·보선과 지난달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호되게 야당에 당한 뒤라서 사법 정의(正義)의 구현이라기보다 일종의 앙갚음을 했다는 꺼림칙한 느낌을 들게 한다.

국회는 이 나라의 법(法)을 만드는 곳이다. 다른 어느 국가기관보다 법을 존중하고 법치주의와 법의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 따라서 의원들은 범법을 저지른 동료 의원에 대해 인정과 의리를 앞세우기보다는 법 정신과 국민의 법 감정에 맞춰 문제를 처리하는 상식과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입법부와 정치권, 그들이 만든 법을 믿고 따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여야가 불법거래의 냄새를 풍기며 적극적 혹은 소극적으로 6개월 동안이나 강 의원에 대한 사법절차 진행을 방해한 것은 다른 국가기관이라면 탄핵(彈劾) 사유에도 해당하는 불법이다.

여야는 다시는 법을 만드는 입법부의 이름을 부끄럽게 만드는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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