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악당들은 사람들을 납치하여 각막, 신장, 간 등 이식할 수 있는 장기를 모조리 적출하여 팔고 시체는 버린다. 소미에 대해서도 안구를 적출하려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담당했던 각막이식 의료 소송이 생각났다. 의뢰인은 각막이식 수술을 받기 위하여 국내 종합병원에 대기자로 등록했다. 그러나 각막은 모자랐고, 1년이 지나도 순서는 오지 않았다. 의뢰인은 지방의 모 병원에서 수입 각막으로 1년 후에 수술을 했다. 그 각막은 스리랑카에서 온 것이었다. 그런데 수술 당일부터 눈에서 고름이 나오고 퉁퉁 붓고 결국 염증이 크게 번져 안구 전체를 적출해야 했다. 실명이었다. 그 뒤는 의안을 넣고 생활했다. 그에 대한 의료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쟁점은 의사가 이식용 각막에 대한 검사를 충분히 하였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스리랑카는 국민들이 신체 기증을 많이 하지만 내전으로 수십 년 간 나라가 어수선하고,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나며 각막에 부적합한 상태로 변할 우려도 많았다. 원래는 각막 등 장기를 적출하는 경우 공여자의 사인이 무엇인지(자칫 전염병 등으로 사망하면 안 되니까) 등 여러 검사를 하여 그 장기를 타인에게 이식하여도 무해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검사 결과보고서를 첨부하여 장기와 함께 이식할 장소로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 적출로부터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이식할수록 성공률이 높아진다. 각막 이식은 이식 수술 중에서 가장 성공률이 높은 편에 속하며 거의 대부분 이식에 성공하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담당했던 사건은 각막이 이미 오염되어 있었고, 그러한 각막을 적절한 사전검사 없이 시술하여 결국 안구 적출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우리는 주장하였고, 재판은 수 년을 끈 다음 수 천만 원을 지급한 선에서 조정으로 종결됐다. 우리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수술 전 의뢰인의 시력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수술이 제대로 되었다 하더라도 시력이 얼마나 좋아질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적은 액수에 조정이 됐다. 영화에서는 앰뷸런스에서 외과의사 한 사람이 별다른 검사 없이 각종 장기를 적출하는데 그렇게 적출된 장기는 공여자에 대한 사전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이식에 사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아저씨>에서 차태식은 소미를 구하기 위하여 악당들에게 많은 살인과 상해를 가한다. 과연 차태식이 형사재판을 받는다면 어떠한 죄책을 부담할까. 변호인이라면 당연히 "소미를 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정당방위, 정당행위였다"고 변호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정당방위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 차태식이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하여 방어적으로 악당을 죽인 것은 정당방위로 인정될 수 있다. 우리나라 법원은 살인죄에 대하여 통상적으로 징역 10년에서 15년 정도를 선고한다. 차태식은 여럿을 죽이고 여럿을 다치게 하였으나 일부는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이고, 일부는 소미를 구한다는 정상이 참작되어 사형까지는 선고되지 않을 것이고, 무기징역 정도가 선고되지 않을까 싶다.
< 아저씨>는 상업적인 오락영화로서 환상적이다. 과거 홍콩 영화가 우리를 매료시켰다면 이제는 한국 액션영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할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 액션 장면은 영화 보는 내내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원빈은 그의 매력을 완벽하게 발산한다. 다만 너무 잔인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미성년자들은 보지 말아야 할 것 같고, 또한 모방범죄 등을 부추길 우려가 염려된다. 해롭지 않으면서도 오감을 즐겁게 할 액션영화는 없을까?
최규호< 공학박사ㆍ법무법인 세광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