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했다. 가을을 맞아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풍성한 교양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각계 전문기관들이 운영해 교실에서 배우기 어려운 공부도 보충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저명한 강사진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과학·경제·역사·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한다.
◆교실 밖에서 배우는 과학·역사
"방사선으로 신종플루도 죽일 수 있나요?"
"신종플루는 바이러스처럼 몸에 퍼져 있어서 방사선으로 죽이기 어려워요."
지난 27일 오후 6시 30분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방사성 물질로 병을 고쳐요' 강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강의를 맡은 서울대 의학과 핵의학교실 정재민 교수는 "원자 안에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부부싸움을 하다가 튀어나온 물질이 방사선"이라며 "방사선은 힘이 세서 암처럼 덩어리진 세포들을 죽일 수 있다"고 차근차근 설명했다. 강의에 참가한 학생과 어른들 모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연구재단이 마련한 이 강의는 매주 금요일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가르치는 교사 또는 교수들이 일반 시민들에게 별자리, 유전학, 방사선학 등 여러 주제의 과학지식을 '만지듯' 쉽게 설명해주는 '금요일에 과학터치'다. 과학에 관심있는 청소년이나 성인 누구나 찾아가 들을 수 있으며, 수강생의 약 80%는 초·중학생들이다. 1년째 금요일마다 강의에 참가했다는 윤지연(11·삼각산초 5년)양은 "과학자가 꿈"이라며 "박사님들이 영화에 나오는 로봇팔에 숨겨진 나노기술처럼 일상생활 속에 숨겨진 과학지식을 쉽게 가르쳐주신다"고 말했다.
오는 3일에는 서울대 강경선 교수가 '줄기세포 연구와 신인류의 탄생'을, 10일에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현상'을 강의한다. 홈페이지(sciencetouch.net)에는 강의에 참가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동영상을 띄워놓았다. 미리 등록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참여하면 된다. (042)869-6113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있는 몽촌역사관 영상관 및 전시실에서는 오는 16일부터 11월 19일까지 몽촌어린이 역사교실인 '고대 사람들의 사전 만들기'가 열린다. 매주 목·금요일 오전 9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어린이들이 고대 서울인들이 생활했던 움집, 무덤 및 출토 토기에 대해 역사해설사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뒤 전시실의 유물을 종이에 따라 그리고 설명을 곁들여 '고대 사전'을 만들어본다. 역사와 전통문화를 그림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매회 초등학교 3~6학년 한 학급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인터넷(museum.seoul.kr/kor/mch)에서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참가 학급을 결정한다. (02)422-0957
국립민속어린이박물관(kidsnfm.go.kr)은 유치원 및 초등학교 학생들의 학교 교과와 연계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해 말까지 매주 월요일에 연꽃카드 꾸미기, 한지 그림엽서 만들기 등 유치원 어린이들을 위한 '병아리 민속교실'을 연다. 매주 목요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생이 참가하는 '우리들이 만드는 민속이야기', 금요일에는 4~6학년생들을 위한 '알쏭달쏭 박물관 자료이야기'가 마련된다. 사물을 몸으로 표현하기 등 체험학습 위주로 꾸며져 있고, 즐거운 생활, 읽기, 쓰기, 말하기, 도덕, 경제 등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들을 쉽고 알차게 가르쳐준다. (02) 3704-4522
◆찾아가는 경제·미술 강좌
전문가들이 해당 학교 등으로 찾아가서 강의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국은행이 마련한 '청소년 경제강좌'는 전국의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은행 해당 본부나 지역본부에서 파견된 강사들이 경제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의 주제는 초·중·고등학교에 따라 난이도와 주제를 달리하고 있다. 화폐발행 역사나 위조방지 장치, 세계의 화폐 등을 설명하는 '화폐이야기', 주식 등 투자에 대한 기초 개념을 설명해 주는 '주식 투자에 대한 이해', 희소성과 기회비용의 개념을 알려주는 '희소성과 합리적 선택' 등이 마련돼 있다.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담당교사가 신청해야 하며, 홈페이지(bokeducation.or.kr)에서 지역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02)759-5391
서울시립미술관(seoulmoa.seoul.go.kr)은 '찾아가는 미술감상 교실'을 열고 있다. 시내 초·중·고등학교나 청소년 단체 중 50명 이상의 인원을 갖추고 강의실(실기실), 빔프로젝터, 노트북 등을 구비한 곳이면 신청할 수 있다. 강의는 이론과 실기 강의로 이뤄지는데, 미술 기초이론을 배운 뒤 1~2시간 직접 그리고 만드는 시간을 가진다. 초현실주의 작품을 감상한 뒤 색연필이나 사인펜을 이용해 퍼즐판에 그림을 그리는 '상상미술교실', 직접 그림을 그려서 갤러리 책을 만들어보는 '북아트' 등 다양한 주제로 이뤄져 있다. (02)2124-8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