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사흘째인 28일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의 숙소에서 이동했다.
김정일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의전차량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5분(한국시간 오전 10시5분)께 투숙했던 난후(南湖)호텔을 출발했다. 리무진을 포함한 고급승용차와 미니버스 등으로 구성된 의전차량 20여대를 중국 경찰차량 10여대가 앞뒤에서 경호했다.
호텔을 빠져나온 의전차량은 창춘 시내에 있는 지린성 농업대학 방향으로 향했다. 앞서 오전 7시50분께 김 위원장 방중단의 짐을 실은 컨테이너 트럭 1대가 창춘역으로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울러 비슷한 시각부터 난후 호텔 주변에 중국 경찰의 경계경비가 더 강화되기 시작했으며 호텔 부근의 폴리스 라인을 확대하며 외신 취재진의 접근을 통제했다.
창춘의 한 소식통은 “현재로선 행선지를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일단 의전차량 본진이 지린 농업대학으로 향한 만큼 시찰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중요 일정을 소화한 만큼 시찰 이후에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화광’인 김정일이 귀국전에 중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창춘영화제작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후진타오, 함께 호텔서 투숙했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국 수뇌부는 전날인 27일 난후호텔에 머물면서 김정일과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한편 오찬과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난후호텔은 베이징으로 치면 댜오위타이(釣魚臺)에 해당하는 곳으로, 김일성 주석이 창춘을 방문했을 때도 묵었던 곳이다.
현지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일과 후 주석은 오찬 후 정상회동을 하고 만찬까지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밤 늦게 까지 중국측 차량들이 호텔을 빠져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후 주석도 이 호텔에서 김정일과 함께 묵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김정일과 아침식사까지 함께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도 나왔다.
만약 이날 난후호텔에서 김정일과 만난 중국 인사가 후 주석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상당히 파격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껏 중국 최고지도자가 정상 회동을 위해 지방으로 이동한 전례는 찾기 힘들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후 주석은 김정일이 방문 중인 중국 동북지역의 모처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가 창춘으로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