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준희 남매와 외할머니 정모씨가 새로 이사온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압구정=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아이들 둘 다 밝고 싹싹해요. 인사도 참 잘 하고…" 엄마와 외삼촌을 모두 가슴에 묻은 고 최진실의 자녀 환희와 준희가 이사를 갔다. 환희-준희 남매와 외할머니 정모씨가 지난 3월 외삼촌 최진영을 잃은 서울 논현동 집을 떠난 사실이 스포츠조선의 취재 결과 최초로 밝혀졌다. 이들은 단독주택이던 옛 집을 떠나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로 둥지를 옮겼다. 외삼촌과의 기억이 남아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이 원래 살던 논현동 단독주택과 새로 이사간 아파트 단지를 찾아 인근 부동산 및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 최진영이 생전에 살던 논현동의 한 주택. 현재 이 주택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논현동의 빈 집, 우편함에 봉투 몇개뿐….

고 최진영의 생전 자택인 논현동 단독주택은 적막했다. 모든 창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안쪽은 캄캄했다. 현관에 승용차가 서 있어 의아했지만, 근처의 주민이 잠시 세운 것으로 보였다. 집 앞에 있는 우편함에는 최진영의 어머니 정모씨 앞으로 온 우편물 몇 개만이 남아 있었다. 대지 면적이 100평에 달하는 이 집은 현재 어머니 정모씨 앞으로 명의가 변경됐고, 다른 사람이 구입하거나 세를 들지는 않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일반적인 시세로 볼 때 30억원 정도에 내놓고, 25억~28억원에 팔릴 만한 집"이라며 "하지만 팔거나 세 주려고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혹시 내놓더라도 사연이 있는 집이라 쉽게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보다시피 지금은 비었고, 며칠에 한 번 관리인이 와서 둘러보기만 한다. 그 집을 내놓았다는 얘기도 돌긴 했지만, 막상 아무 데도 그런 의뢰를 받은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예인은 아무도 없는' 새 아파트 단지

환희-준희 남매와 정모씨가 새로 이사간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로 발걸음을 돌렸다. 지은 지 30년이 넘어 다소 오래된 느낌을 주는 이 아파트 단지는 상가가 없고, 인근 다른 단지에 비해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좀 오래되고 주차가 불편한 곳이어서 강남권에서는 아이들 교육에 최고로 좋은 단지로 꼽히지는 않는다. 아마 교육을 고려해 이사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재건축을 추진중인데 한 10년 안에 성사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환희-준희 남매가 사는 집은 이 단지의 40평형 아파트로, 현재 시세는 16억~17억원이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에는 압구정동 다른 아파트들과 달리 연예인이 한 명도 살지 않고, 조용하다"고 귀띔했다. 많은 주민들이 이곳에 환희-준희 남매가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야 다른 집처럼 평범하게..."


아파트 사람들에 따르면 환희-준희 남매는 구김살 없이 밝게 생활하고 있었다. 아파트의 한 경비원은 "4~5월 중에 이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최진실씨 아이들 집인 걸 다 알지만, 괜히 상처입을까봐 모른 척하고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양육은 외할머니 정모씨가 도맡아 하고 있지만, 근방에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아파트 한 주민은 "아이들 외할머니의 동생분, 그러니까 최진실씨의 이모는 몇 년 전부터 이곳에 살았다. 지금 환희-준희가 사는 곳의 바로 옆 동"이라며 "아마 외할머니가 아이들을 같이 키우려고 이곳에 이사온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옆 동에 산다는 다른 주민은 "아이들 외할머니는 가끔 혼자 승용차를 몰고 나가시고, 입주 가사도우미도 쓰고 있다. 아이들도 씩씩하고,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보인다"고 전했다. 잠시 외출했다는 주부들은 "나도 그 아이들 엄마뻘인데 볼 때마다 가엾다. 앞으로 여기서 잘 살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 최진실의 이모 정모씨는 "아이들이 학교생활 하는 데 아파트처럼 좀 복잡한 곳이 나을 것 같아서 이리로 온 것"이라며 "평온을 되찾았다. 이제야 정말 다른 집처럼 평범하게 살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