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로 일본한국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가운데 최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서 '한국 포스터 백년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품 가운데 '세계 이십대국 제왕 어존영'이라고 이름 붙은 그림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다른 나라 원수들과 함께 자리했기 때문이다(앞줄 오른쪽 세 번째).

이 포스터는 1906년에 일본 도쿄에서 인쇄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이 대한제국 황실을 회유하기 위해 고종을 자신과 동등한 황제국가의 대표로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자료 제공자인 박암종 근현대디자인박물관장(선문대 교수)은 "하지만 고종을 일왕(천황·앞줄 오른쪽 네 번째)의 뒤로 어정쩡하게 배치시켜 교묘하게 깎아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탈리아, 덴마크, 네덜란드, 멕시코, 러시아, 벨기에, 프랑스, 터키, 태국, 포르투갈, 그리스, 스웨덴·노르웨이(단일국가로 처리), 영국, 대한제국, 일본, 독일, 중국, 오스트리아, 미국, 그리고 스페인 국왕을 표현했다.

[렌즈에 담은 일제 강점기 조선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