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의원이 얼마 전 여대생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오드리 넬슨(Nelson·61)씨는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 사건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 35년간 HP, IBM, AT&T 등 미국 주요 기업과 국무부 등 정부기관을 상대로 남녀 간 커뮤니케이션(소통) 컨설팅을 해온 '성(性)전문 컨설턴트'다. 주한 미 대사관의 초청으로 16일 방한했다.
넬슨씨는 남성의 성희롱이나 여성비하 발언이 한국만의 문제는 물론 아니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미국엔 여성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사회 곳곳에 마련된 반면 한국은 아직 그렇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다. 미국은 1960년대 후반 이후 40여년간 꾸준히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선 직장에서 몸집이 큰 여성에게 '뚱뚱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성희롱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여성이 직장 상사 등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을 경우, 경영자나 인사부서에 신고하거나, 정부기구인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Eq 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ttee)로 핫라인을 통해 신고할 수 있게 돼 있다고 한다. 넬슨씨는 "미국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은 성희롱 관련 소송을 당하면 적어도 5만달러에서 많으면 100만달러 이상의 큰 비용이 든다는 걸 알기 때문에 조직 차원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수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나라잖아요. 여성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남아 있어서 혼란이 큰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것을 보면 여성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아 희망적이네요."
넬슨씨는 후천적 요인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성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어린 시절부터 남자와 여자 아이가 다르게 교육받는 점을 꼽았다.
"우선 '남자다워야 한다' 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말이 가장 잘못된 교육입니다. 나는 내 아들·딸을 그런 식으로 키우지 않았어요. 아들에게는 다정하고 섬세하게 사람을 대하라고 강조하죠. 그래야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으로 성장해요. 물론 남성과 여성 모두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