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등 주요 헤지펀드들 에너지株 매집
-피델리티도 엑손모빌·BP 주식 사들여
미국의 유명한 '큰 손'들이 지난 2분기에 에너지 주식을 쓸어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BP의 원유 유출 사고와 유가 하락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억만장자 투자가' 칼 아이칸, 세계최대 뮤추얼펀드인 피델리티, 주요 헤지펀드들은 지난 2분기에 에너지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올 2분기에 에너지 업종은 예기치 못한 BP의 원유 유출 사고와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 중 하나였으나 투자자들은 이를 '매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마치 연초에 금융주를 사들이던 모습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칼 아이칸이 이끄는 헤지펀드 아이칸 캐피털은 체사피크에너지 지분율을 약 2% 까지 확대했다. 또 원유 및 가스 탐사업체인 애너다코 페트롤리엄의 주식과 런던에 소재한 연안 시추업체 엔스코의 ADR(주식예탁증서)도 샀다.
이에 따라 아이칸 캐피털이 보유한 에너지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 3월말 5200만달러에서 3억4800만달러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이칸은 올 초만해도 에너지 주식을 소량 사들였으나 지난 4월부터 6월까지는 이 주식들에 큰 관심을 보였다.
헤지펀드 TPG-액손 캐피탈도 애너다코의 주식을 140만주 샀다. 이 펀드는 또 유전개발 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즈, 할리버튼 등의 주식도 담았다.
피델리티는 미국 최대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의 주식 2420만주를 매입, 이 회사는 피델리티가 투자하는 주식 중에서 5번째로 가장 큰 투자 대상이 됐다. 피델리티는 아울러 BP의 주식도 1090만주 샀다.
에릭 민디히가 이끄는 헤지펀드 이튼 파크 캐피털도 BP의 주식 130만주와 콜옵션 100만여주를 매수했다. 이 밖에 다이아몬드 오프쇼어 드릴링, 포레스트 오일, 마라톤 오일 등의 주식도 샀다.
미국에서 1억달러 이상의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는 분기가 끝난 뒤 15일 내에 지분 현황을 공개해야 한다.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과 옵션, 전환사채(CB) 등이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