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하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시원하게 날아가는 공. 골프와 야구는 클럽이나 배트로 공을 정확하게 맞혀 멀리 날려 보내려 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자주 비교된다. 야구의 타격 자세와 골프의 스윙은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공을 치는 임팩트(impact) 순간의 '손맛'은 흡사하다. 잘 맞은 공일수록 손에 느껴지는 감각이 적은 것이다.

바로 클럽 헤드의 스위트 스팟(sweet spot)에 정확하게 공을 맞혔기 때문이다. 야구선수들이 사용하는 나무 방망이와 골프 클럽의 스위트 스팟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손맛이 다른 스위트 스팟

스위트 스팟은 클럽이나 방망이, 라켓으로 공을 때릴 때 운동에너지가 공에 가장 많이 전달되는 부분이다. 티타늄 등 첨단 소재로 만들어지는 골프 클럽의 헤드는 설계 단계부터 정확한 스위트 스팟을 설정한다.

헤드의 체적 중심에서 클럽 페이스에 수직으로 선을 그었을 때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스위트 스팟이다. 이 스위트 스팟을 중심으로 직경 2~3cm 범위에서는 반발계수 0.80 이상이 나오는데, 이를 유효 타구면이라고 한다는 게 스포츠용품 회사인 미즈노의 설명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쓰는 방망이는 타격 스타일에 따라 나무를 일일이 깎아 만들기 때문에 스위트 스팟 위치도 제각각이다. 야구에선 공을 쳐도 충격이 손에 전달되지 않는 부분을 격심(擊心)이라고 부른다. 길이 86cm 방망이의 경우 방망이 끝에서 13cm 아래 지점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5cm씩 10cm에 걸쳐 격심이 형성된다고 한다. 스위트 스팟은 방망이 형태와 재질에 따라 따르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부분을 뜻한다. 나무로 만든 야구 방망이는 그립을 어느 위치에서 잡느냐에 따라 스위트 스팟이 달라지는 게 큰 차이점이다.

골프 클럽과 야구 방망이의 차이

골프는 상급자들이 즐겨 쓰는 클럽과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클럽이 따로 있다. 스윙 스피드가 느린 초보자들도 공을 쉽게 띄울 수 있고 스위트 스팟에 못 맞히더라도 웬만큼 공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초보자용은 스위트 스팟의 위치를 약간 낮춰 공을 쉽게 띄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야구는 무게중심이 배트 손잡이에 가까울수록 스윙하기 쉽다. 이렇게 만든 배트는 당연히 스위트 스팟도 손잡이 쪽에 가까워진다. 반면 스윙 아크가 크고, 스윙 스피드가 빠른 선수들의 경우에는 방망이 끝쪽에 가까워지게 된다.

유명 선수들도 타격 스타일에 따라 무게중심을 다르게 제작한다. 미즈노사에 따르면 이승엽과 이치로는 다른 형태의 방망이를 제작해 쓴다고 한다. 이승엽의 경우 장타에 유리하게 배트 끝쪽에 스위트 스팟이 있는 배트를 선호하는 반면 이치로는 레귤러형으로 그보다 아랫부분에 스위트 스팟이 오도록 주문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