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국PC통신 사무실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PC통신 사업의 '고객'들을 '이용자'라고 부를 것인지, '사용자'로 부를 것인지가 이슈였다. 결국 논쟁은 '이용자'로 귀결됐다. '사용자'라는 단어에는 배타적인 독점의 의미가 강한 데 반해, '이용자'라는 단어에는 서비스를 빌려 쓰고 공유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논쟁을 토대로 PC통신은 서비스사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현재 우리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IT 산업을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PC통신이 인터넷으로 발전해 오면서 '서비스'라는 개념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나우누리 창업 멤버로, 인터넷 전문가인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PC통신이 인터넷으로 '진화'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가며 현재의 디지털사회를 설명한다. 생각과 정보를 복제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컴퓨터를 발명하고,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본능이 인터넷과 가상세계의 발달을 부추겼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에피소드 중심의 짤막한 챕터 구성 덕에 쉽게 읽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