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보게 달라졌네. 마치 잘 꾸민 공항 같아요."

11일 친구 5명과 함께 기차를 타러 온 서은옥(58)씨는 새롭게 단장한 청량리 민자역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학창시절 통기타를 들고 친구들과 함께 춘천 가는 기차를 탔던 허름했던 청량리역이 딴 세상이 됐다"며 "주변 588 집창촌을 철거하고 민자역사와 연결된 고층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서면 청량리가 다시 교통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역이 새롭게 태어났다. 청량리 민자역사가 5년7개월간 공사를 마치고 오는 18일 준공식을 갖는다. 청량리 민자역사와 함께 역 주변도 각종 개발을 통해 환골탈태(換骨奪胎)하고 있다.

◆새로 단장한 청량리 민자역사

1987년 사업자가 선정된 지 23년 만에 새로 단장한 청량리 민자역사는 지하 3층, 지상 9층에 연면적 17만7793㎡ 규모로 지어졌다. 총 공사비 3700억원이 들었고, 철도 운행을 하면서 공사하느라 완공까지 5년7개월이 걸렸다.

민자역사 지상 3~9층까지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들어선다. 백화점은 기존 청량리역 옆에 있던 것이 이전하는 것으로, 패션 브랜드 600여개가 입점한다. 차량 1600여대를 세울 수 있는 대형 주차장과 영화관, 대형 서점도 들어섰다. 백화점과 마트는 오는 20일 정식 오픈한다.

11일 동대문구 청량리 민자역사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청량리 민자역사 준공과 함께 인근 성매매업소 지역과 동부청과시장 등도 각종 개발사업으로 새로 태어난다.

11일 청량리역 대합실은 먹을거리를 양손에 들고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개찰구를 제외한 다른 통로는 막혀 있었다. 역과 연결된 백화점은 내부 마무리 공사와 매장별 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었다. 백화점 입구 바닥에 설치된 점자블록 위에는 '대리석 양생 중, 밟지 마시오'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A4용지가 붙어 있고, 기둥 곳곳에는 브랜드를 표기한 종이가 매장이 들어설 위치를 알려줬다. 손에 설계도를 들고 매장이 들어설 공간을 둘러보던 액세서리 업체 직원 임모(32)씨는 "2~3일이면 손님 맞을 준비가 마무리된다"며 "청량리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 청량리역사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기존 중앙선과 경춘선, 지하철 1호선과 지하 환승 통로로 연결돼 있다. 2017년까지 신설되는 경전철 면목선도 연결될 예정이다. 동대문구는 "총 58개 노선이 지나가는 '청량리 버스환승 센터'까지 합하면 하루 교통 이용객이 17만명에 이르는 교통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청량리 588', 고층 주상복합촌 변신

청량리역 주변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행정구역상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여서 속칭 '청량리 588'로 불리던 집창촌은 청량리 민자역사로 이어지는 도로 확장공사로 절반 정도 사라졌다. 동대문구는 청량리역에서 답십리 굴다리까지 집창촌을 통과해 이어지는 폭 8m, 2차로를 작년 8월부터 폭 32m, 8차로로 확장 공사했다. 이 과정에서 성매매 업소 77곳을 철거했다. 골목 한쪽에 남은 80여개 업소들도 조만간 철거된다.

동북청과시장 현대화 조감도.

동대문구 용두·전농동 일대 35만7699㎡는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돼 2014년까지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집창촌이 있던 청량리 민자역사 주변 청량리 도시환경정비구역(7만686㎡)에는 150~180m 높이의 주거·업무, 판매 건물 5개 동과 10층 규모의 문화시설 1개 동이 들어선다.

현재 롯데백화점 부지에는 호텔·판매·업무·문화 등의 기능을 갖춘 200m 높이의 49층 타워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대문구는 "새로 세워지는 고층 건물들과 청량리역을 연결해 판매와 여가, 문화, 복지시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거대 '멀티플렉스 시티'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용두동 동부청과시장도 2015년까지 현대화가 추진된다. 지하 7층, 지상 45~55층, 총 면적 26만㎡ 규모로 최고 높이가 180m인 지상 45·50· 51·55층 타워 건물 4개 동이 세워지고, 기존 매장의 5배인 2만3000㎡의 판매시설과 999가구의 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또 세계 요리 식자재 마켓, 세계음식 백화점·아카데미 등 세계 음식문화에 관련된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음식문화 체험복합단지'가 들어선다. 동부청과시장은 청량리 민자역사 주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건물과 청량리시장, 경동시장, 서울약령시 등과 연결돼 거대 지역상권으로 조성된다.

동대문구는 또 청량리역 철도부지 전체 7만여㎡를 복개해 지하는 철도시설로 사용하고, 지상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광장을 조성해 휴식처를 제공할 계획이다. 왕산로변에는 상업·문화시설을 유치하고 중앙에 광장을 배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근 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고려대 등 4개 대학의 젊은이들을 끌어모아 '젊음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청량리'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청량리 민자역사의 준공을 기점으로 청량리 역세권을 강남 코엑스에 버금가는 복합단지로 개발해 서울 동북권의 신 경제·문화·업무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