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11시 인하대학교 하이테크센터 지하 1층 강의실. 미국·중국·스웨덴 등 14개국에서 온 100여명의 학생이 대학 글로벌금융학부 이민환교수로부터 '한국 경제의 미래'란 주제로 영어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After the economic crisis in 1997, Korea boosted its financial competitveness by preventing bankrun(한국은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경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의 대량인출 사태부터 막았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 교수에게 질문을 던졌다. "What is the strong point of Korean economic?(한국 경제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Can you explain it more easier?(교수님, 더 쉽게 설명해주세요)"
이들은 인하대학교의 해외학생 초청 프로그램인 '인하 썸머스쿨(Inha Summer school)'을 찾은 학생들이다.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인하대학교에서 제공하는 각종 영어수업을 수강하고 수업과 관련된 한국의 여러 기관 등을 돌아보며 현장실습에 나서고 있다. 대학 국제협력팀 감택원(31) 담당자는 "학생들은 2개 과목(6학점)을 듣고 이를 본교에서 정식학점으로 인정받는다"며 "학생들은 3주 동안 기숙사에서 지내며 하루에 2~3개의 수업을 듣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한국의 주식시장, 기업성장 케이스뿐만 아니라 한국의 휴대폰 시장, 반도체 등 특히 한국의 경제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다. 스웨덴에서 온 스테판 피스크(Fisk·27)씨는 "스웨덴의 경우 150년의 기간을 두고 경제가 점진적으로 성장했지만 한국은 불과 40~50년 만에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점이 옛날부터 궁금했다"며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뭔지 반드시 공부한 뒤 고국에 돌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온 토머스 라이트(Wright·19)씨는 "한국전쟁에 관심이 많고, 세계적으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점에 호기심이 생겨 한국의 역사적인 현장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얀 웬(Wen·22)씨는 "중국에선 한국이 '원더걸스' 같은 한류 문화로만 통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보다 진짜 한국의 전통문화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인하대는 2004년도에 '세계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썸머스쿨을 개설했다. 첫해 일본의 한 대학에서 8명이 왔다. 2005년도에 해외 6개 대학에서 14명, 2009년도에 10개 대학 42명에 이어 올해엔 14개국 24개 대학에서 총 171명이 참가했다. 외국 학생들이 인하대에 몰리는 데는 서울에 있는 유명대학들보다 수강료가 싸고 강의 내용이 학생들의 궁금증을 쉽게 풀어주는 데 있다. 담당자 감씨는 "서울의 유명 대학에선 학생당 200만원씩 받고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우리는 수강료·숙박료로 36만원만 받고 싸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한국어(초급·중급)과정을 반드시 공통으로 수강하고, 나머지 과목들은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2004년 당시엔 한국어 등 2개 과목만 개설했지만, 올해엔 한국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 한국문화·한국경제·디지털 미디어 등 과목을 5개로 늘렸으며 영어·일본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하대 교수뿐 아니라 대기업 연구원 등 총 18명의 전문가들이 수업을 가르친다. 올해엔 기존의 중국·일본 학생뿐 아니라 미국 웨스턴워싱턴(West Washington) 대학이나 영국 헐(Hull) 대학 등 유럽·미국에서 온 학생만 30여명이나 된다.
학생들은 20일까지 인천 이민사박물관, 강화도, 서울 증권거래소, 삼성전자, 경주 석굴암 등 수업과 관련된 10여곳의 현장을 방문해 공부하고 귀국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비누스대학 직원인 라일리(Laily·29)씨는 "참가하겠다는 학생이 많아 인원을 제한했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다"며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많이 듣고 보고 가서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