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아직 유연근무제가 걸음마 단계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도입과 수용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도입에 소극적이고 근로자들은 "임금과 복리후생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며 수용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희대 유계숙 교수(생활과학부)는 "근로자는 당연히 소득이 감소하는 데 따른 보전(고용안정 등)을 요구할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등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입하는 기업과 수용하는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맞아야 하는데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유 교수는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인재를 끌어올 목적으로 앞장서 유연근무제를 개발했는데, 우리 기업들도 이 같은 필요를 느끼면 알아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된 기업들은 대부분 스스로 필요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노사 담합구조에서 노동시간이 길어졌다고 지적한다. 회사는 업무시간을 늘리기 위해, 근로자들은 기본급으로만 생활하기 부족하니 임금을 늘리기 위해 자진해서 초과근무를 해 온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노동연구원 배규식 박사는 "현실이 이렇다 보니 유연근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 어렵다"며 "우선 전체적인 노동시간의 길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 40시간 근무도 지켜지지 않는 환경에서 주 30시간, 주 25시간 근무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배 박사는 "우리는 그간 다양한 고용형태와 제도, 노동의 질을 높일 방법, 어떻게 스마트하게 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며 "유럽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유연근무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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