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체질개선해야 할 시점에 민주당과 포퓰리즘 경쟁하나."(나성린 의원)

"이벤트성 선심 정책은 오히려 서민·중소기업을 어렵게 만든다."(이한구 의원)

최근 정부·여당이 '친(親)서민·친중소기업' 정책을 간판으로 내세우면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에 대해 여당 '경제통'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본지가 3일 한나라당 내 경제학 박사 출신의 대표적인 경제통 의원들에게 의견을 들어본 결과, 이들은 한목소리로 "서민·중소기업 등 약자에 대한 배려를 늘리자는 취지에는 100% 공감하지만, 정부·여당이 이를 추진하는 과정·방법이 포퓰리즘으로 흐를 조짐"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한마디하니 장관들이 기업 겁주고 나서는 건 5공 때나 보던 일", "경제질서를 흔들려면 '보수(保守) 간판'을 내려야 한다" 등 격한 비판도 있었다.

"선거 끝났는데 웬 포퓰리즘이냐"

유일호 의원(미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박사)은 "'경제가 돌아가야 서민·중소기업 먹고사는 게 해결된다'는 방향으로 가야지, '서민·중소기업 먹여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 대기업에 '돈 쌓아놓지 말고 풀어라. 말 안 들으면 좋지 않다'고 하는 건 경제 앞에 '이념'이 너무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정책위의장 출신의 이한구 의원(미 캔자스주립대 경제학박사)은 "큰 선거가 없는 향후 1년여간이 국민경제 체질강화, 잠재성장률 향상의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느닷없이 청와대와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제에 부담이 돼 2년 후 선거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미 위스콘신대 경제학박사)은 "지금 정부가 대기업에 보이는 모습은 지난 정부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군인들 불러놓고 혼내는 행태와 다를 게 없다"며 "당에서도 한 최고위원이 '재정 한도 내에서 포퓰리즘하겠다'고 하던데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경제학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대기업 싸잡아 비판은 곤란

이들은 최근 '대기업 때리기' 분위기에도 우려를 표시했다. 나성린 의원(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은 "대기업 행태에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전후 맥락을 고려 않고 싸잡아 비판하면 안 된다"며 "대기업이 투자를 안 했다고 하는데, 수도권 규제 묶어놓고 세종시 수정안도 백지화하고…. 투자여건도 안 만들어주고 어떻게 몰아붙이느냐"고 했다. 정희수 의원(미 일리노이대 경제학박사)은 "대기업은 돈이 된다면 아무리 말려도 투자한다. 대기업 보고 고통분담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강제'하는 건 법체계에도 맞지 않고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불공정하도급이 문제라면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을 어떻게 고칠지 연구를 하고 정책을 내놓아야지, 말로만 거래단가 조정하라고 하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기존 친서민정책 발전시켜야

이한구 의원은 "서민정책, 중소기업 정책은 이미 지난 대선, 총선, 지방선거 때 만든 것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이것부터 이행하면 되는데, 자꾸 여론을 의식해 새롭고 기발한 것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나성린 의원은 "미소금융이나 취업후학자금대출(ICL) 등은 어렵게 도입한 친서민정책이다. '이자율을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있던데, 그런 식으로 자꾸 혜택을 늘리면 재정이 버틸 수가 없다"고 했다. 공공요금 인상에 대해서도 "이를 한없이 미루면 공기업 적자가 늘어나 결국 세금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정희수 의원은 "앞으로 각종 감세(減稅)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성급하게 감세를 추진하면 유럽식 재정파탄이 올 수 있다. 나중에 세금을 올리려면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데, 이런 걸 모두 고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찬반토론] 親기업 정권의 '대기업 때리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