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투우(鬪牛)를 금지하는 법안이 스페인 본토에서는 처음으로 카탈루냐주에서 통과됐다.

카탈루냐주 의회는 28일 투우 불법화 법안을 찬성 68표, 반대 55표로 가결했다. 9명은 기권했다. 금지법은 2012년부터 발효된다. 이날 의장이 법안 가결을 선포하는 순간 의사당 안팎에서 법안 지지자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AP 뉴시스

스페인에서 투우는 아프리카 북서 해안 스페인령인 카나리아 제도만 1991년부터 불법이었다. 본토 북동부 자치주인 카탈루냐는 전체 인구 16%를 차지한다. 세계적 관광지인 바르셀로나가 주도(州都)다. 세계 곳곳에서 투우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날 카탈루냐주가 내린 금지 결정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의 결정을 정치적 동기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 주는 스페인에서 정치적 독립을 추구한다. 이번 의회 결정에도 다른 지역과 차별화하려는 동기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투우는 스페인 안팎에서 논란거리였다. 스페인에서는 왕실 식구들 간에도 의견이 갈릴 정도로 찬반론이 팽팽히 맞섰다. 지지자들은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스페인·포르투갈 등지의 투우장과 경기는 인기 관광 코스로 꼽힌다. 반면 동물권익보호운동가들은 황소와 말의 유혈 고통을 즐기는 잔혹한 스포츠라고 반대한다. 경기 도중 투우사가 죽거나 심하게 다치기도 한다. 예술가들 사이에도 애증이 교차했다.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투우에서 영감을 얻었다. 노벨상 수상작가인 미국의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대표적인 예찬론자였다. 1961년 그가 자살한 후 서랍에서 팜플로냐 투우 관람권 2장이 발견된 사실은 유명하다. 반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혐오했다.

기록상으로는 스페인에서 투우는 711년 알폰소 8세 대관식 때 첫선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포르투갈, 프랑스 남부, 일부 남미 국가들도 즐긴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개 원형 경기장에서 관중이 감탄사 '올레'를 외치며 지켜보는 중에 투우사가 지친 황소를 검으로 찔러 죽이는 장면으로 절정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