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도 못하는 차에 올라타 끌려 다니는 기분이었습니다."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한 건국대병원 정경섭 노조위원장은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노조가 병원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상급노조인 민노총 일에만 끌려 다니다 보니 조합원들 불만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건대병원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 상당수가 간호사라 잠도 부족한데 상급단체 지침에 따라 다른 병원에서 벌어지는 파업까지 억지로 참가해야 했고, 의미도 잘 모르는 집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하도록 강요당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내부에서 일하지 못하고 항상 외부 일에 불려다니자 '자릴 비워두고 어디를 그렇게 다니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일했던 옛 (민노총)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남아 있다"며 조심스러워했지만 "민노총에 가입해 있으니 받아야 하는 교육도 너무 많았고, 회의도 많았다"고 말했다. "같이 전임자로 일한 사람들도 얘기를 안 할 뿐이지 이런 점에 불만이 많고 (지부장들끼리) 술자리라도 가지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특히 민노총의 회의 방식을 비판했다. 정씨는 "뭘 주장해도 묵살하기 일쑤이고, 지침대로 하지 않고 다른 목소리라도 내면 이단아 취급을 했다. 돈을 걷을 때도 상부에서 결의하면 강제로 낼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서 지부장들이 '이럴 거면 뭐하러 회의를 하느냐. 그냥 메일을 돌리면 되지'라는 말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어 조용히 탈퇴하려고 했지만, 같이 일했던 사람들(민주노총)이 우리에 대해 허황된 흑색선전물을 배포하는 것을 보고 심한 배신감도 느꼈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노조는 지난 21~22일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투표자 838명의 93.4%인 783명 찬성으로 탈퇴를 결정했으며 한국노총에 가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