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식 필맥스 대표이사

경북 구미시에 있는 필맥스(Filmax)라는 중소기업의 사장을 맡고 있는 내게 가장 큰 고민은 인재(人材)를 찾는 것이었다. 필맥스는 대졸 사원에게 2300만원 안팎의 초임에 자녀 학자금 지원, 연말 우수사원 해외연수, 직원 취미생활 지원 등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 혜택을 주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내가 사장을 맡은 2006년 7월 이후 공장에서 관리직으로 쓸 수 있는 4년제 대학 상경계 출신을 단 한명도 뽑지 못했다. 채용공고를 내고 면접을 통해 어렵게 뽑아도 입사일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주변의 다른 중소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우리 사회에 고학력 청년실업자가 계속 늘어난다는 뉴스를 접하지만, 정작 중소기업 사장들끼리 모이면 "그 많은 고학력자들이 모두 어디 갔느냐"는 푸념만 한다. "청년 실업자가 일자리를 얻는 것보다 지방 중소기업이 대졸 인재를 뽑는 게 훨씬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초 평소 거래하던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조선일보와 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를 시작하니 잡월드 사이트에 기업 회원으로 가입해 신입사원을 뽑아보라"는 권유가 왔다. 조선일보에 청년취업 1만명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특집 기사가 실린 작년 2월 3일이었다. 일이 잘 풀리려는지 잡월드 사이트(jobworld.chosun.com 또는 www.ibkjob.co.kr) 가입 직후 마음에 드는 지원자를 온라인에서 발견하고 2월 4일 면접을 실시해 곧바로 채용을 확정했다.

이 직원이 청년취업 프로젝트의 1호 취업자가 된 신태동(29)씨이다. 지금 필맥스의 경영지원팀 주임으로 뛰고 있다.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신 주임은 내가 사장을 맡은 후 뽑은 첫 번째 상경계 출신 대졸 신입사원이다. 그는 우리 회사의 동량으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 이후 잡월드에서 10명가량의 신입사원을 더 채용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잡월드 사이트는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줬다. 가장 큰 특징은 중소기업 취업만을 전문으로 하는 첫 취업포털로, 구직자와 구인기업 양측 모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대기업 취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다른 취업포털과 달리 잡월드에는 중소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15만명가량의 개인회원이 인재풀을 형성하고 있다. 중소기업 사장 입장에선 언제든 사람이 필요하면 두드릴 수 있는 인재의 '보고(寶庫)'와도 같다.

사실 국내 중소기업의 채용이 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보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에 우수한 중소기업이 많지만 청년 인재들은 그걸 잘 모른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이 어떤 조건으로 인력을 뽑는지 알 수 없고, 반대로 중소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구하려고 해도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어 구인난(求人難)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복지정책은 일자리 창출이다. 하지만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한국의 주력 업종에 속한 대기업들은 이미 '고용 없는 성장'에 빠져 있다. 결국 일자리를 만들려면 국내 고용 시장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 1년6개월간 2만명의 인재를 중소기업에 연결해준 잡월드는 우리나라 청년 실업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실용적인 모델이다. 인재에 목마른 지방의 중소기업들에는 '단비'처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