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과 왼손잡이의 비애
이광권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방향성 때문에 왼손잡이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야구는 근본적으로 주자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는 스포츠다. 내야수들의 송구는 근본적으로 1루를 향한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9이닝을 치르는 동안 유격수가 3루에 공을 던지는 것 보다는 2루나 1루에 송구해야 할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왼손잡이 유격수는 역모션 상황에 자주 놓인다.
바로 이같은 방향성이 왼손잡이 내야수의 가능성을 소멸시킨다. 촌각을 다투는 접전을 감안하면 왼손잡이 내야수는 치명적 약점을 지닌 셈이다.
딱 한곳, 1루수는 어떤 손을 쓰든 상관없다. 오히려 왼손잡이가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1루수가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있으면 페어지역 커버 능력이 확장된다. 또한 투수 견제구를 받은 뒤 태그 동작까지 더 간결한 동선이 가능하다.
▶외야수와 왼손잡이의 관계
기본적으로 외야수는 좌우에 관계없다. 하지만 엄밀히 파고들면 아주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좌전안타때 2루 주자가 홈까지 파고든다고 가정하자. 이때 좌익수가 오른손잡이라면 송구 능력이 약간 떨어진다. 오른손잡이가 힘껏 던지면, 완벽한 오버핸드스로잉이 아닌 이상 송구는 오른쪽으로 약간 휘게 된다. 즉 3루선상에서 뛰어들어가는 주자와 송구가 겹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광권 위원은 "홈접전 때 좌익수가 오른손잡이인 것 보다는 왼손이 낫다. 반대로 왼손잡이 우익수는 송구가 왼쪽으로 휘면서 포수가 공받는 위치가 주자로부터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왼손잡이 포수와 페이드샷
원치 않는 슬라이스샷 때문에 고민하는 골퍼들이 많을 것이다. 조금 다르지만, 야구선수의 송구는 근본적으로 페이드샷의 형태다. 오른손잡이가 던지면 약간 오른쪽으로 휜다.
왼손 포수가 없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페이드샷이다. 상대 도루시도때, 오른손잡이 포수의 송구가 페이드샷이 되면 2루 기준으로 약간 오른쪽으로 향하게 된다. 즉, 1루에서 달려오는 주자를 자연태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왼손잡이 포수가 던지면 2루 왼쪽으로 휘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전통적으로 오른손타자가 많으므로, 오른손잡이 포수가 2루 송구에 방해를 덜 받는다는 측면도 있다.
몇해전, 전국소년체전 초등부 야구경기에서 왼손잡이 포수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레벨에서 왼손 포수는 생존하기 어렵다. 홈접전 때 태그하려면 왼손잡이 포수는 동선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
메이저리그 경우엔 역대로 30여명의 왼손잡이 포수가 있었다. 그 가운데 1884년부터 1900년까지 1157경기를 뛴 잭 클레멘츠가 있다. 하지만 1세기도 지난 옛 시절이었고, 최근에 등장했던 왼손잡이 포수는 대부분 따로 주포지션이 있는 상황에서 어쩌다 마스크를 썼다고 보는 게 맞다.
▶우투좌타 전성시대
LG 오지환은 독특한 케이스다.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유격수지만 좌타이기 때문이다. 두산 김현수나 시애틀 이치로처럼 우투좌타 외야수는 2000년대 들어 한국에도 많아졌다. 하지만 우투좌타 내야수는 여전히 드물다. 2000년대 들어 우투좌타 유형의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생긴 결과물일 것이다.
타자의 경우엔 왼손잡이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오른손투수의 공을 보기 편하고, 타격후 1루까지 거리가 짧은 측면도 있다. 물론 왼손타자는 거포와 똑딱이형 타자로 극단적으로 나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야구와 우투좌타의 상관관계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요즘은 왼손 타석에 들어서는 오른손잡이 포수도 생기고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공격형포수중 한명인 조 마우어(미네소타)도 우투좌타 유형이다. 빅리그엔 과거 왼손잡이 유격수도 있었지만 역시 살아남긴 힘든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