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그물에 걸려 해안으로 밀려온 바다거북이 해녀들의 도움으로 바다로 돌아갔다.

8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물질을 나가던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어촌계 해녀 이승자(55)씨가 속칭 '나농개' 해안에서 그물에 걸린 멸종위기종 붉은바다거북(loggerhead turtle·사진) 암컷 1마리를 발견해 제주해양경찰서에 신고했다.

이어 소식을 듣고 모여 있던 30여명의 해녀들은 거북이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즉시 그물을 잘라내는 등 거북을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힘을 모았다. 등 껍데기의 길이가 80~85㎝ 정도 되는 이 거북은 해녀들의 도움으로 1시간여 만에 수심이 얕은 해안가를 벗어나 바다로 향했다.

일부 해녀들은 거북이 바다로 돌아가자마자 갯바위에 제물을 차려 놓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했다. 이 마을에 거북이 올라온 것은 10여년 만이라고 한다. 김갑선(63) 신흥리어촌계장은 "옛날부터 산 거북이 올라오면 바다로 돌려보낸 뒤 제를 지내며 해녀들의 안전을 빌었고, 죽은 거북이 올라와도 천으로 잘 싸서 먼 바다로 나가 보내주며 제를 올리곤 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문대연 박사는 "붉은바다거북은 일본에서 많이 산란하지만, 가끔 일부가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산란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금이 붉은바다거북의 산란시기여서 이 거북도 산란을 위해 제주 근해를 찾았다가 그물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