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無知)했을 뿐 나쁜 의도는 없었다."

민간인 사찰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총리실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이 최근 "억울하다"며 주변에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원관과 부하 직원 3명은 2008년 9월부터 2개월여간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민간인 김종익씨를 조사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데, 김씨가 대표로 있던 회사의 관계사인 국민은행이 국책은행인 줄 착각했기 때문에 조사를 시작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 지원관과 함께 직위해제된 지원관실 김모 점검1팀장도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끄럽지만 국민은행이 김영삼 정부 때 민영화됐다는 사실을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국민은행이 민영화된 사실은 조사가 시작된 지 한 달여쯤 지난 2008년 10월 중순, 김씨 회사 관계자로부터 들어서 알게 됐고, 그 직후 조사를 중단했다"고 했다.

공직자 비리를 감찰하는 등 준(準)사법적 업무를 하면서 어떻게 시중은행이 민영화된 사실을 모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팀장은 "제보자가 애초 김씨를 공공기관 종사자라고 했고, 우리도 국민은행이 국책은행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면서 "차라리 우리의 무식함을 탓해달라"고 했다. 전날 이 지원관 등과 공동변호인을 선임했다는 김 팀장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우리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법률상 '사실 또는 법률의 착오'에 의한 행위로 정상참작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