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금정구 선두구동 영락공원 납골당에서 천안함 46용사 고(故) 문영욱(23·사진) 중사의 어머니 문윤수씨 위패 앞에 선 송미자(53)씨 눈에 눈물이 맺혔다. 문씨와 절친했던 송씨는 엷은 웃음을 띠며 "윤수야, 잘 있나? 니 지금 욱이랑 같이 있제? 아들이랑 있으니까 좋나?"라며 문씨 위패를 어루만졌다.

문 중사가 천안함 폭침(爆沈)으로 숨진 문 중사의 가족은 세상에 없다.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 문윤수씨가 2007년 9월 48세 나이에 뇌졸중으로 먼저 생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문 중사를 키우고 생계를 꾸리느라 식당 일을 하며 어렵게 살던 어머니였다.

어머니 문씨는 문 중사가 아기였을 때 문 중사를 안고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문씨 남편은 노름을 하느라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 문씨는 처녀 때부터 알고 지낸 언니인 송씨를 찾아갔고, 송씨는 자기 가겟방에 지내게 해줬다. 문 중사는 성(姓)도 어머니를 따랐다. 문 중사를 낳아준 아버지와는 연이 끊어져 생사도 몰랐다. 어려운 형편에 일찍 철이 든 문 중사는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모아 대학교에 진학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2008년 직업 군인의 길을 택했다.

"영욱이가 입대하면서 엄마가 없으니까 보호자를 나(송씨)로 써놨더라고. 그래서 연락도 우리집으로 왔지. 하지만 가족도 아닌데 보상금 생각하고 저런다는 소리 들을까 봐 욱이 가는 모습도 제대로 못 봤어요. 가슴 아프고 미안해요."

송씨와 문 중사의 외가 사람들은 문 중사와 어머니 문씨의 합장(合葬)을 논의하고 있다. 서로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온 어머니와 아들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서다.

송씨는 "둘이 같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싶어 외삼촌한테 합장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걸림돌이 많다. 문 중사 외삼촌 문상희(56)씨는 "영욱이 어머니는 현충원에 못 들어가는 사람이고 국가에서 그걸 해주지 않을 것 같아 속상할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문 중사는 직계 가족이 없어 국가보상금과 국민성금이 7억~8억원인데도 한푼도 못 받았다. 천안함 46용사 중 유일하다. 군인공제회가 부사관 이상 군인이 사망하면 지급되는 보험금 1억원과 군인공제회 위로금 200만원을 문 중사 외삼촌을 통해 외가에 전달한 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