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 사태가 남북 간의 문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은 유엔 안보리에서의 입장 표명 문제로 미중(美中) 양국이 논쟁하는 단계에서, 다음달 서해에서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계획으로 서로가 갈등을 피하지 않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 국방부는 28일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따른 대응조치로 검토돼 온 서해상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이 7월 실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합훈련에는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와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등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중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에 대해 명백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신문은 28일 영문판에서 서해에서의 미군 군사훈련은 중국의 핵심전략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미국 항공모함을 목표로 한 기동훈련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신문은 이미 이달 초 "미국은 중국 문앞에서 군사행동을 자제하라"는 사설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에 항공모함을 동원할 경우 이는 중국을 위협하는 행위로 중국인들을 분노케 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양국의 이 같은 긴장관계는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회의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중국은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서) 선을 넘은 것을 인정하라"는 발언을 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천안함 사태 해결과정에서 미국의 입장을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의 영문판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비이성적이고 경박하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어려움에 처한 한국을 돕기 위한 것이 일차적 목적이다. 이와 함께 천안함 사태를 중국 압박의 호재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발전시켜 한 차원 높은 관계를 설정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위안화 절상, 중국의 내수 촉진, 이란 핵문제 등에서 계속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자세는 미국의 보수층으로부터 '저자세(低姿勢) 외교' 논란을 일으켰고, 공화당으로부터는 중국에 유약(柔弱)하게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 초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찰스 프리먼(Freeman) 중국실장은 "범세계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계획이 실패하고 있다. 미중 간의 대결로 인해 양국관계는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