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비무장지대(DMZ) 특별취재팀이 지난해 9월 출범한 이래 계절은 세 번 바뀌었다. 결빙과 폭설로 올라가네 못 가네 했던 바로 그 험한 고갯길에 꽃이 피고 졌고, 성질 급한 더위가 봉우리 꼭대기까지 이미 올라왔다.
특별취재팀은 언론사상 최초의 시도로서 남방한계선 상공을 날며 항공 촬영에 성공했다. 헬기를 타고 모두 수차례 날아올라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전선(戰線) 전체를 일독했고, 주요 촬영 포인트를 반복 비행해 비극과 희망이 공존하는 땅 DMZ와 저편 북측의 풍광을 담았다. 무단 방류로 우리측 민간인 9명의 참사를 빚은 북한 황강댐, 6·25 격전지 백마고지·김일성고지·펀치볼, 수려함을 고이 간직한 오소동계곡·고진동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취재팀은 DMZ 내 최전방 경계소초(GP)를 언론 최초로 답사했다. 그동안 여타 국내외 언론의 DMZ 취재가 실제로는 DMZ 인접 민간인통제구역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전쟁 당시 1만8000명이 산화한 백마고지와 우리 최동북단 ○○○GP 등에서 장병들의 실제 훈련과 여가 모습을 탐사했다. 수색대대 대원들의 DMZ 내 수색·매복 현장에 동행해 날씨(혹한)·지형(산세)이란 난적과도 싸워야 하는 현실을 목격했다.
60년 가까이 두루미·고라니 같은 금수(禽獸)만이 자유롭게 노닐어 온 DMZ는 역사박물관이기도 했다. 일찍이 궁예(?~918)가 고구려 부활을 기치로 세운 태봉국(泰封國) 수도이자 6·25 당시 군사·경제·문화적 요지로서, 영화를 구가했던 철원 지역 DMZ 내 궁예도성 터를 답사한 것은 큰 성과였다. 취재팀은 조유전·이재 두 전문가와 함께 옛 지도·항공사진을 대조해 가며 외성(外城) 동벽과 남벽으로 추정되는 흙벽과 돌무덤 잔해를 확인했다. DMZ 안에 있었던 본래 월정리역 부근에서 녹슨 채 뼈대만 남은 열차를 촬영했다.
DMZ는 취재팀에 몹시 까다롭게 문을 열어 어렵사리 사계(四季)를 보여줬다. 남북관계에 민감한 취재특성상 순탄치 않은 일들이 빈발했다. 첫 출장지인 연천으로 떠나기 전날, 북한의 댐 무단 방류로 일정이 무산될 뻔했다. 동부전선 DMZ 취재를 마치고 귀경한 바로 그날 밤 발생한 천안함 폭침(爆沈) 사건은 취재 여정의 큰 변수가 됐다.
취재팀은 북한의 위협에도 이 강산의 풍광과 병영 풍경을 꿋꿋이 기록했고, 그럴 수 있도록 취재지원을 해준 국방부(육군본부) 관계자와 전방부대 장병들께 감사드린다.
'DMZ 속으로―[1부] 긴장 흐르는 현실'은 '사진으로 보는 DMZ'로 막을 내린다. 취재팀은 환경·생태·관광·경제 분야에 초점을 두고 현장취재를 계속해 DMZ의 미래가치를 조망하는 '[2부]―미래와 평화의 꽃'을 이어갈 계획이다.
2부 ‘미래와 평화의 꽃’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