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끌려가고 있었다. 한 골이 절실해진 순간, 다시 이청용(22)이 있었다. 0―1로 뒤지던 후반 23분, 기성용우루과이 진영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날렸다. 우루과이 수비수가 헤딩으로 건드린 공이 뒤로 넘어갔다. 골문 왼쪽에 있던 이청용은 골키퍼가 달려나오는 틈을 놓치지 않고 머리로 공을 받아 넣었다. 골인. 결과적으로 패배하긴 했지만, 이청용의 동점골은 한국팀의 8강 꿈을 다시 살려냈고, 붉은 악마의 심장 소리를 쿵쾅거리게 만들었다.

이청용은 B조 리그 두 번째 경기 아르헨티나전(1대4 패배)에서도 한국의 유일한 득점을 했다. 전반 막판 수비수가 공을 잡고 방심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채더니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가볍게 밀어 넣었다. 이번 대회에 기록한 두 골 모두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돋보였다. 이로써 이청용은 홍명보(1994 미국 월드컵), 안정환(2002 한·일 월드컵), 이정수(2010 남아공 월드컵)와 함께 한 월드컵에서 두 골을 넣은 네 번째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청용(왼쪽)이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1 동점을 만드는 헤딩 슈팅을 하고 있다. 이청용은“경기가 져서 골의 의미가 없어졌지만 4년 뒤를 준비하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이청용은 한국 축구의 'G(글로벌) 세대' 선수라고 부를 만하다. 작년 8월 국내 프로팀인 FC 서울에서 이적료 200만 파운드(추정·당시 41억원)에 잉글랜드의 볼턴으로 이적했다. 한국 선수로는 7번째 프리미어리그 진출. 2009~2010시즌 데뷔하자마자 정규리그·FA컵·칼링컵 등 40경기에 출전해 5골 8도움을 올렸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06~2007시즌 세웠던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청용은 서울 도봉중 3학년 때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FC 서울 유소년 클럽에 들어가 준(準) 프로 생활을 일찌감치 시작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출신교라는 간판이 아니라 실력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축구계의 새로운 흐름에 발을 맞춘 것이었다. 박지성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이청용이 다음 월드컵에서 터뜨릴 골이 벌써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