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한국의 유일한 허점은 수비 불안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빠르고 조직력이 좋고, 공격 전환 능력은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흡이 좋다. 단 수비 전환할 때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의 분석은 족집게였다. 남미는 통곡의 벽이었다. 한국의 8강 진출 꿈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불안한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26일(한국시각)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대2로 눈물을 흘렸다.

허정무호는 박주영(AS모나코) 원톱을 축으로 4-2-3-1 카드를 꺼냈다. 박지성(맨유)과 이청용(볼턴)이 좌우에 포진했고, 공격형 미드필더에 김재성(포항)이 섰다. 김재성의 기용은 깜짝카드였다. 공격은 윤활유가 잘 발라진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졌다.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빅3'의 예봉은 어느 경기보다 날카로웠다. 볼점유율에서도 한국은 55대45로 10% 앞섰다.

하지만 수비 불안은 끝내 8강을 향한 전진을 가로막았다. 선제골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전반 8분이었다. 포를란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김정우(광주)를 흔든 후 크로스한 볼은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이영표(알 힐랄)를 차례로 통과했다. 그리고 수아레스의 발끝에 걸렸다. 골망이 흔들렸다. 넋놓고 당했다.

특히 정성룡(성남)의 위치 선정도 애매했다. 상대 공격은 두 명에 불과하고, 한국은 무려 다섯 명이었지만 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간에 서로에게 미루다 뒷문을 활짝 열어줬다.

이후 동점골을 위해 한국은 공격에 무게를 두고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수비 불안은 쉽게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전반 26분에는 최종수비수 이정수가 M.페레이라에게 볼을 빼앗겼다. 이 볼은 곧바로 수아레스에게 연결됐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완전한 실수였다.

우루과이의 결승골도 작은 실수가 빌미가 됐다. 김정우가 살짝 걷어낸 볼은 패스가 됐다. 수아레스는 이를 받아 골망을 다시 흔들었다.

허정무호가 16강에서 멈춰섰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여전히 한국 축구의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았다.

<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트위터@newm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