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爆沈) 사건에 대해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15일(현지시각) "A부터 Z까지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사는 이날 유엔본부 오디토리엄에서 천안함 사건 발생 이후 처음으로 공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외국기자들은 불과 하루 전에 통보된 북한의 이례적인 회견 소식에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신 대사는 비교적 큰 글씨로 A4용지 20여쪽에 프린트한 영문원고를 약 27분간 읽었다. 한국 인터넷에 떠도는 '천안함 음모론'을 한데 모아놓은 '결정판' 같았다.

그는 합조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된 5월 20일은 한국의 지방선거 캠페인이 시작된 날이고, 미중(美中) 간 전략 대화를 앞둔 시점이라며 "이번 사건은 남한과 미국이 협력해 꾸미고 날조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오키나와 주둔을 연장시키고, 진보적인 하토야마 정권의 퇴진을 유도해 "한 개의 돌로 두 마리의 새를 잡는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어뢰에 적힌 '1번'이라는 글자를 "넘버원을 뜻하는 한글"이라고 소개한 뒤, "남한과 북한은 같은 언어를 쓴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고열에 이 글자가 남아있을 수 있으며 몰래 한 것이라면 증거를 남기겠느냐"고 반문한 뒤 "웃기는 얘기이고, 소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 대사는 '현장에서 수거된 어뢰는 북한의 무기 도감에 나오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며 다른 나라에 수출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조미(朝美) 간 정전협정에 의한 분쟁지역이고 우리의 영토인데, 당시 남한과 미국이 함께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다"며 "일단 우리 검열단이 사고현장에 가면 모든 게 분명해질 것"이라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그러자 다른 외국 기자가 '만약 한국의 군함이 북한 영토에 들어갔다면 격침하는 게 정당화되는 게 아니냐'고 질문하자, "그것 역시 기술적 문제다. 우리 검열단이 거기에 가야 한다. 그러면 분명해진다"고 말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일본 기자가 '어제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안보리 이사국들이 한국의 조사결과를 지지했는데, 북한이 이들 국가의 입장을 되돌리기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묻자, "매우 웃긴 얘기가 있다. 얼마 전 남한은 인공위성 발사에 실패했다. 이것도 북한 군부가 어뢰를 발사한 것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면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신 대사는 참여연대가 안보리에 보낸 서한 및 보고서에 대해 "혹시 내 사무실에 도착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것은 심지어 남한 사람들도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의혹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답변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이나 의장성명을 강행한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렇다면 외교관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다음은 우리 군대에 의한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