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사규칙을 개정,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9급 기술직 공무원 중 일정 비율을 전문계(옛 실업계) 고교 졸업자 중에서 뽑기로 했다. 인천시는 전문계 고교생들이 취업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대학에 진학하는 바람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특별 채용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계고는 학생들에게 전기·전자·토목·건축 같은 기술 분야의 직업 훈련을 시켜 졸업 뒤 바로 취업하도록 만든 학교다. 그러나 전문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1990년 79.8%에서 2009년 16.7%로 낮아졌다. 반면 대학 진학률은 2000년 42%로 일반계고(84%)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2008년에는 73.5%로 높아졌다.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이 잘 되지 않아 대부분 대학 진학에 매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전문계고 학생 수는 691개교 48만7000여명으로 전체 고교생 190만7000여명의 25.5%를 차지한다.
우리 사회는 어느 직장이든 대졸자가 넘쳐나고 있다. 2008년 경찰청의 순경 공채 합격자 1120명 중 고졸자는 190명(16.9%)뿐이고 930명(83.1%)은 대학(전문대학 포함) 졸업 이상이었다. 지난해 서울시 신규 채용 공무원 539명 중 고졸은 단 6명뿐이었다. 은행원 역시 10여년 전만 해도 신규 채용자 가운데 고졸과 대졸 비율이 7대3 정도였으나 지금은 고졸은 계약직(창구 직원)으로도 들어오지 못한다.
정부와 공공기관, 일부 민간 기업들의 신규 채용에서 공식적으론 학력(學歷)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이 제도의 원래 취지는 고교 졸업생들에게 취업의 문(門)을 넓혀주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론 고졸자는 대졸자에게 밀려 취업 기회가 봉쇄된 상태다. 인천시처럼 채용 인원의 일정 비율을 고졸자에게 할당해야만 그들에게도 실질적 취업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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