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지금까지 남미와 유럽축구의 자존심 경연장이었다. 두 대륙은 18차례 열린 월드컵에서 9차례씩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 특히 브라질이 2연패(連覇)를 이룬 1962년 칠레 대회부터 2006년 독일 대회(이탈리아 우승)까지는 두 대륙이 번갈아 정상에 오르는 시소게임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두 대륙에서 우승국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나라는 브라질스페인이다. 브라질은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랭킹 1위이며, 통산 다섯 차례 우승컵을 품에 안아 최다 우승국의 영광을 누리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는 브라질은 스타 출신의 둥가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탄탄한 조직력과 수비를 덧칠해 '화려한 팀'에서 '이길 줄 아는 팀'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어 가장 주목되는 팀으로 꼽히고 있다.

아르헨티나(세계랭킹 7위)도 전력 면에서 브라질에 뒤질 게 없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메시를 비롯하여 테베스, 이과인 등 공격 진용이 화려하다. 스타 출신 감독 마라도나가 어떻게 개개인 선수들의 기량을 하나로 뭉쳐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유럽 세(勢)의 선두 주자는 스페인이다. 세계 랭킹은 2위지만, 스포츠 베팅회사들의 우승 배당률에선 오히려 브라질보다 우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로2008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그 여세를 몰아 월드컵 예선에서 10전 전승을 기록해 '무적함대'란 칭호에 걸맞은 전력을 과시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강력한 득점왕 후보인 비야를 비롯해 사비, 토레스, 카시야스 등 유로2008, 월드컵 예선 전력 그대로 이번 월드컵을 치른다. 스페인으로선 그동안 우승 후보로 꼽히면서도 1950년 4강 외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무관(無冠) 징크스'를 깨야 한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세계랭킹 5위)도 만만찮은 실력을 지녔다. 견고하기로 소문난 '빗장수비(카테나치오)'는 큰 대회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 밖에 3회 우승팀 독일과 종주국이면서도 1966년 한 차례 우승에 그친 잉글랜드, 유럽의 전통적인 강호 네덜란드도 우승을 노릴 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양 대륙 외에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등 대회 때마다 성장을 거듭해 온 아프리카 국가들이 '홈 어드밴티지'를 업고 얼마나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가도 이번 월드컵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