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나은 미래'의 창간과 CS컨설팅&미디어의 여러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한달음에 여기까지 온 느낌입니다. 특히 지난 한달은 개인적인 논문 쓰기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견디는 자의 편인가 봅니다.

논문 주제는 '사회적 기업의 평가 모델에 관한 연구'입니다. 세계적인 아쇼카 재단, 슈밥 재단과 비교해 새로운 한국형 사회적 기업 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논문 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벌써 14년 전, 기업의 정보 공개를 주제로 쓴 적이 있습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 영역이라 할지라도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가 있다면 공개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당시로서는 꽤 급진적인 주제라 화제가 됐습니다. 기업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얘기했으니까요.

솔직히 이번 주제를 정할 때만 해도 예전에 썼던 내용은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써내려 가면서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축사 때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앞을 내다보며 인생의 점들을 연결시킬 수는 없다. 단지 뒤를 돌아볼 때 그 점들이 어떤 식으로든 미래에 연결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제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천착하는 것도 꽤 오랜 역사가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흔히 현재의 기업 형태와 시장 시스템을 불변의 존재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이 개념이 시작된 것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입니다. 불과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죠. 지난 200년간의 화두(話頭)는 더 많은 생산과 풍요로운 소비였습니다.

그런데 이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업의 영향력은 커지고 대량 생산의 시스템은 갖추었지만, 빈부 격차는 심화되고 환경 오염은 전 지구적 재앙을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적 풍요가 가져다줄 것으로 믿었던 '행복한 삶'은 쉽게 얻어지지 않았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행복 지수는 OECD 30개국 중 25위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앞으로는 제한된 생산물을 어떻게 하면 잘 분배해서 행복하게 살 것인가가 화두(話頭)가 될 전망입니다. 고속성장 시대에는 아무리 경쟁이 치열하고 삶이 각박해도, 물질적 풍요로 위안받으며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속 성장이 멈춘 지금, 일자리는 줄고 풍요로운 삶은 약속되지 않습니다. 경쟁만을 강조하면, 많은 사람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됩니다.

끊임 없는 원가 절감과 아웃소싱,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뛰어난 재무 성과를 내는 기업보다, 공정 무역과 이익의 사회 환원을 부르짖는 사회적 기업에 더 많은 애정을 가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사회적 기업이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나눔과 봉사를 경험하며 크는 아이들이 리더로 클 때, 세상의 많은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미래'의 주인공은 함께 사는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미래'4호가 발행되는 22일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셔요. 즐겁고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