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전의 스페인과 후반전의 스페인은 얼굴이 달랐다.
1만6000석이 가득찬 4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노이 스타디온. 한국과 스페인이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0대0 무, 승부차기 5-3 한국 승) 이후 8년 만에 맞붙었다.
유로 2008 우승팀 스페인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이자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브라질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세계 최강. 허정무 감독은 스페인을 맞아 박지성을 제외한 베스트 멤버를 모두 내세웠다.
이날 경기는 23명 최종명단을 확정한 이후 첫 경기이자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허 감독은 '가상의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상대로 조직력을 점검하고, 정교한 스타일의 축구에 적응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그런데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생각이 조금 달랐다. 보스케 감독은 1.5군 멤버로 선발 라인업을 채웠다.
좌우 측면 풀백 캅데비야, 라모스, 미드필더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를 제외한 선발 전원이 백업요원이었다. 아스널의 에이스 파브레가스도 대표팀에서는 다비드 실바에 밀려 조커 역할을 하는 멤버다.
5월 30일 사우디아라비아전 선발진과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당시 보스케 감독은 다비드 비야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미드필드에 사비, 사비 알론소, 실바, 이니에스타 등 세계 최강을 내세웠다. 주전 센터백 푸욜과 피케가 수비라인의 중심을 맡았다. 부상 중인 토레스를 제외하고 주전 멤버 전원이 출전했다. 스페인은 당시 후반 베스트 멤버를 백업요원으로 대거 교체했다.
반면, 스페인은 한국전 전반을 백업요원들의 경기 감각을 점검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A매치 7경기 째인 요렌테가 최전방에 섰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A매치 데뷔식을 치른 마르티네즈가 수비형 미드필더가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아무리 평가전이라고 하지만 스페인도 승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후반 12분 사비와 사비 알론소, 비야, 페드로를 투입했고, 경기 종료 10분을 남겨놓고 실바가 나섰다. 후반전 스페인이 베스트에 가까운 스페인이었던 셈이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인 나바스는 한국을 상대로 A매치 5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트위터@huelvahuel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