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타계한 유창순 전 국무총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정·재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유 전 총리는 1918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나 1937년 평양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1950년 헤이스팅스(Hastings)대학을 마쳤다.
1951년 한국은행 도쿄(東京)지점장을 시작으로 뉴욕사무소장, 부총재 등을 거쳐 1961년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1962년엔 상공부 장관, 이듬해인 1963년 경제기획원 장관 등을 지내며 당시 박정희 정부의 국가 경제발전 전략을 짜는 데 기여했다. 그는 1982년 제15대 국무총리로 재직했고, 이후에도 대한적십자사 총재, 한미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국정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유 전 총리는 재계에서도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쳤다.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비기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19·20대 전경련 회장을 맡아 산업화 시대의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경련 명예회장, 대신경제연구소 회장, 롯데제과 고문, 호남석유화학 회장 등도 역임했다.
영어가 유창했던 유 전 총리는 한국무역협회장이었던 1981년엔 '88서울올림픽' 유치 대표로 활약했다. 특히 당시 유치위원장이었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을 도와 올림픽 유치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 인연으로 그는 1997년 '아산 정주영과 나'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고, 지난 2001년 정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엔 영결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2002년엔 현 한나라당 대표인 정몽준 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21' 창당 추진위원장을 맡는 등 현대가(家)와 인연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