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도용(盜用)해 “천안함 사건은 날조극”이란 주장을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에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국내 주요 웹사이트들에 ‘역적패당이 조작한 북 어뢰공격설의 진상을 논한다’는 제목의 글을 집중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과정에서 북한은 우리 국민의 주민등록번호와 아이디(ID)를 마구 도용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글은 북한 노동당 통일선전부 산하 ‘6·15 편집사’가 북한의 인터넷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올린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 대변인 논평과 내용이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중국 내 조선족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천안함을 통해 리익(이익)을 얻은 단체’라는 글도 국내 일부 사이트들에 게시된 것이 확인됐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최근 들어 우리 방송 사이트에도 천안함 사건이 조작됐다는 글이 눈에 띄게 많이 올라온다”며 “북한의 조직적인 선전·선동 전술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과거 해킹 등을 통해 확보한 남한 주민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아이디를 이번에 대거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주로 초등학생·주부·노년층의 개인정보가 도용된 것으로 정보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북한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남 기구들과 매체를 총동원해 거의 매일 천안함 격침사건을 ‘모략 책동’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이 주장에 동조하는 남한 주민들이 많다는 착시 현상을 주기 위해 남한 네티즌으로 위장해 유언비어를 퍼나르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북한은 천안함 조사결과가 조작됐다는 내용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문 등을 담은 팩스와 이메일을 천태종,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에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