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간의 28일 단독 정상회담은 오후 2시 40분쯤 시작, 100분가량 이어졌다. 당초 예정(30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두 정상은 거의 천안함 얘기만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어판으로 제작한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라는 자료를 들고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 내용을 원 총리에게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해외수출용으로 만든 어뢰 카탈로그와 서해에서 수거한 어뢰 스크루를 비교해가며 "둘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했다.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이 전달하고 싶었던 얘기를 충분히 했으며 비교적 여러 대목에서 강한 어조로 말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이번 회담용 자료를 특별히 만들라고 참모진에 지시했다고 한다. 원 총리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자료를 가까이 들여다보기도 했으며 수긍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여러 차례 끄덕였다고 이동관 수석은 전했다. 이 수석은 "단독회담에서 원 총리도 여러 말씀을 했지만 다 밝힐 수는 없다"고 했다.

단독회담이 길어지면서 확대회담은 예정시간 45분보다 짧은 25분 만에 끝났다. 원 총리는 확대회담에서 "일정이 너무 바빠서 나를 (일컬어) 침대를 업고 해외에 출장하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오늘 서울에 하루 머물고, (내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제주도에 하루 더 머무는 일정에 동의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저녁 7시 원 총리 일행을 위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을 베풀었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만찬에 앞서 20여분간 통역만 대동한 채 배석자 없이 환담을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만 있었기 때문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만찬에서 "한국 속담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있다"며 "두 나라는 좋은 이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원 총리는 "가까운 이웃은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서로 지지하고 협력해야 한다"며 "오늘 회담은 우호적이고 솔직한 분위기 속에서 심도 있게 진행됐다"고 답했다.